[뉴스비타민] 아기 흔들면 큰일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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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학원 강사인 Q씨는 두 돌도 안 된 아들이 보챌 때마다 심하게 흔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뇌출혈을 일으켰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Q씨는 후회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떼쓰는 아이를 달래거나 강하게 키운다며 공중에 던졌다 받거나, 무릎에 올려놓고 흔들어 주신 적 있으시죠. 잘못하다가는 아이가 심하게 다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부상을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라고 하고 심하면 목숨을 잃기도 한답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한림대 성심병원만 최근 7년간 7명의 아기가 '흔들린 아이 증후군'으로 진단됐습니다 (민기식 교수팀 연구). 그 아이들의 후유증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뇌출혈.망막출혈을 일으키거나 팔.다리.갈비뼈가 부러진 어린이도 있었답니다.

이 병의 전국적인 발생 건수는 조사되지 않았지만 숨겨진 숫자가 꽤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이가 표현을 하지 못하고, 후유증이 나중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아 돌연사 증후군'으로 오진하기도 합니다. 미국의 경우엔 연간 1200~1400명의 환자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 병은 2세 이하의 아기에게 주로 발생합니다. 아기를 달래기 위해 가볍게 흔드는 것은 상관없지만 20초 내에 40~50회 심하게 흔드는 것은 위험하지요. 특히 앞뒤로 흔들 때 아기는 더 강한 충격을 받습니다.

민 교수는 "2세 이하 어린이의 머리 무게는 체중의 10%(성인은 2%)에 달하는 데다 목 근육도 덜 발달돼 쉽게 손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른에게는 별거 아닌 일이 아이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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