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조지상백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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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Ⅰ.
봄문을 가만열면
쏟아지는 빛살소리
뻐꾹새 울다 가는
철쭉아래 서성이면
메아리 산등을 타고
솜구름 물고 가네
Ⅱ.
호젓한 갈숲지나
물새처럼 가는 돛배
밀밭에 몸을 씻고
일어서는 푸른 햇살
봄빛은 풀피리 부는
아이 눈에 다 잠기고…
Ⅲ.
저녁놀 젖어드는
외딴집 돌각담을
다투어 둘러퍼져
맵게 타는 살구꽃
사람은 달빛 지고와
뜨락에 쏟아붓네.
김강호 <서울강서구화곡본동98의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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