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땅만한 북극 얼음 올여름 녹아 없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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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로이터와 AFP 등 외신에 따르면 ESA는 8월 23~25일 북극을 촬영한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사시사철 결빙 상태를 유지해온 북극해에서 영국 땅보다 큰 얼음층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오스(EOS) 아쿠아 인공위성이 촬영한 북극의 모습. 2005년 8월 24일(左)의 사진과 2006년 8월 23일(右)의 것을 비교하면 아래쪽의 얼음이 몽땅 녹아버렸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색깔이 짙은 부분이 얼음이며, 가운데 동그란 까만 점은 북극 위치 표시다. 2006년 북극 사진 위에 보이는 영국 지도는 사라진 얼음의 크기를 가늠해 보기 위해 그려 넣은 것이다. [유럽우주국(ESA) 제공]

ESA 마크 드링크워터 박사는 "어느 여름철에도 관찰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면서 "얼음이 녹으면서 바닷길이 열려 노르웨이 북부 스피츠베르겐이나 시베리아 북부 지역에서 북극으로 일반 선박을 타고 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얼음층으로 덮여 있는 북극에 가려면 얼음을 깨면서 앞으로 나가는 쇄빙선을 타야 하지만 그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앞으로 10~20년 안에 일반 선박을 타고 북극해를 가로질러 세계 일주 항해를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SA는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800만㎢에 달했던 북극 지역의 결빙 면적이 2005년에는 550만㎢로 줄었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변화는 지구 온난화의 결과로 보인다는 것이 학계의 전반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유럽 학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충격과 우려를 표시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학자들도 2004~2005년 찍은 위성 사진을 분석해 이 기간 중 북극의 얼음층 가운데 14%가 녹아 터키 또는 미국의 텍사스주만 한 78만580㎢ 크기의 얼음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NASA는 올해 북극의 얼음 크기도 지난해 수준에 가까울 것으로 예측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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