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서울시 "전문 컨설팅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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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양복점 운영,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는 정종윤(왼쪽 끝)씨에게 사업 관련 컨설팅을 해주기 위해 20일 정부 관계자들이 서울 예지동 광장시장에 있는 정씨의 가게를 찾았다. 오른쪽부터 조금제 과장(중소기업청), 양갑모 센터장(서울시), 곽규근 차장(중소기업청).

밤엔 대리운전, 낮엔 상인으로 하루 20시간 일해도 빠듯한 삶을 살아가는 정종윤(52)씨의 사연이 보도(본지 9월 19일자 1, 6면)되자 정부 관계자들이 19~20일 이틀 동안 정씨를 방문했다.

중소기업청의 김종국 시장지원팀장, 곽규근 시장경영지원센터 차장, 조금제 소상공인진흥원 사업.프로젝트운영과장, 서울시의 양갑모 중부 소상공인지원센터장 등이 서울 광장시장에 있는 정씨의 양복점을 찾았다. 이들은 정씨가 살아온 길과 하루 일과 등을 들은 뒤 "고객에게 어떻게 서비스하나" "손님 연령대는 어떤가" 등 전문 컨설팅을 위한 사전 조사를 했다. 이어 "조만간 민간 컨설턴트를 보내 전문적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조 과장은 "정씨가 겪는 어려움은 정씨 개인이 아니라 재래시장 상인 모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를 실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영업자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미국의 세 배, 일본의 두 배다. 변명식 장안대(유통프랜차이즈학과) 교수는 "'안 되면 구멍가게라도 하지' 식으로 자영업을 쉽게 여기는 인식이 과다경쟁을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종대 전태유(경영학과) 교수는 "자영업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부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스스로 철저한 준비와 함께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은 "갑자기 유행하는 업종일수록 경쟁이 심하고 살아남기 어렵다"고 충고했다. 동국대 박춘엽(산업공학과)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기업이 투자를 늘려 새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과열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영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 특별취재팀 : 경제부문 = 정선구.이현상.심재우.김필규.임미진 기자, 사진부문=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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