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남쪽서 작품 시작 북까지 연결됐으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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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종근 기자

남북으로 갈라진 한반도를 그림으로 잇는다. 전 세계를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리는 설치 미술가이자 세계적인 시사만화가인 라난 루리(74.사진)의 '유나이팅 페인팅(Uniting Painting.이하 UP) DMZ'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루리는 '가장 많은 매체에 가장 많은 독자를 확보해 가장 오랜 기간(20년) 작품을 게재하는 시사 만화가'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UP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방한한 그를 20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 시작됐다. 유엔 창설 6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기획된 초대형 미술 작품. 뉴욕 유엔본부 건물 내부에서 허드슨강까지 이르는 '평화의 띠'를 그린 데서 시작했다. 전 세계를 하나의 띠로 묶겠다는 염원이 담겼다.

한반도에서는 임진각 공원의 종각을 중심으로 북쪽(북한)을 비롯해 각 방향(중국.러시아.일본)으로 뻗어가는 폭 1m, 길이 100m가량의 푸른 물줄기를 그리기로 했다. 그의 작품은 한국 젊은 예술가들의 도움을 받아 금속 재료를 활용할 예정이다.

"작품이 북한까지 연결될 수 있기를 희망해 북측과 접촉했지만 아직 확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일단은 남쪽에서 첫걸음을 딛기로 했습니다."

일단은 반쪽 작업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었다.

"남한과 북한 사람들은 서로 좋아하고 도와주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까. 이라크 등의 나라보다 훨씬 화해하기 쉽다고 봅니다."

경기도가 21~24일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 일대에서 개최하는 '세계평화축전 2006' 개막 행사에 맞춰 UP 프로젝트는 21일 시동을 건다. 작품은 10월 중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의 작업은 인터넷(www.luriestudios.com)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글=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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