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고난도 수학문제도 유형 외우면 쉬워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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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학생·학부모가 궁금해하는 화두지만 무작정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효율성이다. 수학 공부 잘하는 방법에 대한 특강이나 책은 많이 있다. 모두 일리 있고 좋은 얘기다. 하지만 이런 특강과 책을 접한 학생의 공부 방법을 보면 답답한 경우가 많다. 특강이나 책에서 요구하는 내용은 너무 많은데, 학생들은 그 중 한 가지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하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경우 다음과 같은 방법을 써보면 어떨까. 세 가지만 제대로 지켜보자.

1)용어 정의의 이해를 완벽히 해라.
수학에는 많은 용어와 이에 대한 정의가 나온다. 많은 학생은 이에 대해 뜻만 알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용어의 정의만 알아도 문제를 푸는 데 지장이 없다. 따라서 많은 학생이 이 부분을 등한시한다.

하지만 문제는 효율성이다. 우리 학생들은 용어에 대해 수학 공부하는 시간의 0.1%도 투자하지 않는다. 그러나 단 1%만 투자해 보라. 그 효율은 10% 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볼 것이다. 행렬의 경우를 보자. 행렬을 공부한 학생 중 행렬이 무엇인지 모르는 학생은 없다. 그렇지만 내포된 의미를 파악한 학생은 많지 않다. 두 행렬을 곱할 때 앞 행렬의 '행'과 뒤 행렬의 '열'끼리 곱한다. 또 곱의 결과 나온 행렬의 행수는 앞 행렬의 '행'수, 또 열 수는 뒤 행렬의'열'수와 동일하다. 또한 행렬의 인자를 나타낼 때 첨자부분은'행'과'열'순이다. 이 경우뿐 아니라 용어 자체에서 공부할 수 있는 수학 법칙들은 너무 많이 있고, 반면 용어로부터 공부하는데 드는 시간은 매우 적다.

그러면 용어를 꼼꼼히 공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간단하다. 너무 많은 학생이 가볍게 넘겨버리는 참고서의 설명부분을 꼼꼼히 학습해야 한다. 많은 학생이 이 부분은 읽지 않고 넘어가거나 읽더라도 수박 겉핥기식인 경우가 많다. 단원별로 30분이면 충분하다. 꼼꼼히 3회 정독한 후 접하는 문제들은 예전처럼 막막하지는 않을 것이다.

2)공식 암기를 철저히 하자.
공식은 전쟁에서의 무기나 마찬가지다. 무기도 가지지 않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공식을 외울 때 공식집을 들고 외우는 학생들이 있다. 이는 결코 권하고 싶지 않다. 영어 단어를 외울 때 단어 자체를 암기하는 것보다는 문장을 통째 암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단어의 단순한 뜻보다 단어의 쓰임을 익히라는 의미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공식만을 암기하는 것보다 문제를 통해 암기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공식의 단순한 형태가 아닌 공식의 쓰임을 익히라는 것이다.

또 암기하는 공식의 범위를 넓히자.

문제 별 유형 학습에 대한 얘기다. 참고서에 있는 예제정도의 문제는 기본적이고 가장 많이 나오는 형태의 유형이다. 이 정도를 암기하면 고난이도 문제를 푸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러면 어떻게 외우면 되나. 여러 차례 반복해서 풀어보면 된다. 다만 단순히 풀기만 해서는 안 되고 어떤 유형의 문제인지 인식하면서 풀어야 한다. 아무리 고난이도 문제라도 기본 유형이 결합한 것이다. 따라서 유형을 암기하면 수학이 쉬워진다. 공식이 칼이라면 유형은 총이다. 칼만 가진 사람과 총과 칼 모두 가진 사람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답은 뻔하다.

3)문제의 응용력을 키우자.
응용력을 키우기 위해 학생들은 많은 문제집을 구입해 풀이한다. 그러고는 문제집 여러 권을 풀었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이런 학생 중 정말 공부 잘하는 학생은 찾기 힘들다. 이런 학생들이 간과하는 점이 있다. 시중의 어떤 문제집을 보더라도 대부분의 문제는 비슷하다. 마치 같은 저자가 쓴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도 마치 새 문제집을 사서 풀면 많은 형태의 문제를 풀었다는 착각에 빠진다. 같은 문제를 다른 문제집에서 풀면 새 문제를 푼 것 같다는 착각이 든다. 아니면 어디선가 본 문제인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리고 시험에 나오면 틀린다. 그렇지 않은가.

결코 많은 문제집을 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문제의 응용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초를 확실히 다져야 한다. 문제집은 1~2권이면 충분하다. 교과서와 참고서를 반복해서 봐야한다. 3~4회 정도면 스스로 수학 실력이 향상됨을 느낄 수 있다. 3~4번 볼 시간이 될까. 시간은 충분하다. 아니 남는다. 학교 수업에 대한 예습 1회, 복습 1회, 여름방학 때 1학기 내용, 겨울방학 때 2학기 내용 및 1, 2학기 전체복습으로 2회 총 4회 학습이 가능하다. 또한 1회 학습 때보다 그 횟수를 반복할수록 걸리는 시간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다. 이는 유형의 암기와도 직결된다. 같은 책을 반복해서 보면 훨씬 익숙한 기분으로 문제를 풀게 돼 유형의 암기가 수월해 진다. 즉, 유형의 암기는 문제풀이 응용력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김문원 수학원 원장(02-538-8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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