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세모자 이웃이 살려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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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밤 3층집 불 계단까지 번져 탈출못해/주민들 달려와 스티로폴 깔아 뛰어내려
가정집 3층에서 불이나 일가족 4명이 불길에 휩싸여 미처 피하지 못하자 동네 주민들이 스티로폴을 10여미터 아래 땅바닥에 깔아 뛰어내리게해 모두 목숨을 구했다.
6일 오전 1시30분쯤 서울 수산4동 196의33 3층건물(주인 주만수·40)3층에 세들어 사는 정화연씨(35·상업)부엌에서 낡은 보일러통에서 새어나온 기름이 모터에 인화돼 불이나 집전체를 태우고 5백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낸뒤 30분만에 꺼졌다.
불이 나자 정씨 가족은 잠에서 깨어나 계단을 통해 피신하려 했으나 연기와 불길에 막혀 나가지 못하고 안방 창문을 통해 『불이야』라고 소리친 뒤 정씨는 땅바닥으로 뛰어내려 오른쪽 다리가 부러진 채 실신했다.
그러나 정씨의 부인 박영순씨(32)와 두아들 동욱(11)ㆍ동석(9)군등 3명은 뛰어내리지 못하고 안방창문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사이 부근 전성규씨(33)등 주민4∼5명이 잠옷바람으로 뛰어나와 건물앞 철물점에서 가져온 스티로폴40여장을 바닥에 깔아 박씨등 3모자를 뛰어내리게 했다.
정씨의 가족은 주민들에 의해 부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3모자는 가벼운 타박상만을 입고 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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