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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퍼' 설기현 프리미어리그 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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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셰필드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설기현이 포효하고 있다. [셰필드 AP=연합뉴스]

설기현(27.레딩 FC)이 다섯 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 가도를 이어갔다.

17일(한국시간)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5차전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한 설기현은 1-0으로 앞선 전반 25분 페널티지역 바깥 아크 부근에서 골대 왼쪽 구석에 박히는 '대포알' 왼발 슛으로 첫 골을 신고했다. 후반 셰필드가 한 골을 만회해 설기현의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설기현의 이날 데뷔골은 초반의 상승세가 꺾일 수도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시즌 초반 활발한 몸놀림으로 연속해 도움을 기록하며 기대를 부풀렸던 설기현은 최근 두 경기에서는 영국 스포츠 전문매체인 스카이스포츠로부터 연속 5점이라는 저조한 평점을 받을 정도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는 "평균 이하"라는 냉소적인 평가를 받았다.

국가대표팀 차출로 인한 체력 소모가 컸고, 프리미어리그의 빠른 경기 스피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던 터였다. 하지만 설기현은 주눅 들지 않았다. 공격적인 자세를 잃지 않으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적극성은 득점으로 이어졌다.

스카이스포츠로부터 평점 7과 "좋은 골을 터뜨렸다"는 평가도 받아냈다. 레딩의 올 시즌 원정경기 2패 후 첫 승이라는 점, 상대가 지난 시즌 챔피언십(2부 리그) 라이벌이라는 점도 의미를 더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레딩은 이날 현재 3승2패(승점 9)로 6위에 오르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5경기 모두 오른쪽 윙으로 선발 출전해 1골 2도움을 기록한 설기현의 활약이 그 중심에 있다.

첫 공식 경기 후 28일 만에 첫 골을 기록한 설기현은 지난 시즌 박지성(133일 만에 첫 골)보다 더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게 됐다. 설기현의 '롱런' 과제는 체력 유지와 부상 관리다.

경기 후 설기현은 "골을 넣은 뒤 체력적으로 힘들어 활발히 움직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반 21분 교체돼 나가며 3경기 연속으로 후반 중반 교체됐다. "허리가 좋지 않다"고도 했다. 과로로 인해 발목 인대를 다친 박지성의 처지가 남의 일이 아니다.

한편 차두리(FSV마인츠05)는 이날 에네르기 코트부스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원정경기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풀 타임 활약하며 3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 마인츠는 0-2로 패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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