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몽고 출토유물 국내 첫선|소 과학아카데미-롯데백화점 공동…4월18일부터 잠실전시관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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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우리민족 고대역사와 깊은 연관성이 있는 시베리아·몽고지역 출토유물이 국내 최초로 전시된다 (4월18일∼5월14일·롯데백화점 잠실점 특별전시장).
이들 유물들은 아시아·인도·유럽 등에 인류가 등장하기 훨씬 이전인 구석기시대부터 원시인류가 생활하던 시베리아지역의 것으로 고고학 및 인류학적 의미가 큰 것들이다.
한민족인 우리의 선조들이 시베리아지역에서 남하, 한반도에 정착했던 만큼 이들 유물은 북방민족 및 문화가 우리 민족에 끼친 영향을 살펴보는데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한 소 문화교류행사의 일환으로 롯데백화점 측이 소련과학아카데미와 함께 마련한 이번 행사에는 우리 나라 선사시대의 유물과 시대별로 비교해 그 연관성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시대 등 연대기별로 1백25점의 고고학유물이 전시된다.
특히 소련과학아카데미 측은 이 행사를 위해 니콜라비치, 판텔레비치, 알렉세이비치, 페트로비치 등 아카데미 소속 인류 및 역사학자 4명을 파견, 시베리아와 한반도의 고대역사상 연관성 및 전시유물을 자세히 소개해줄 계획이다.
전시품목은 석핵(석핵)·골각기·돌보습 등 구석기시대유물 33점, 돌도끼·토기 등 신석기유물 13점, 청동기 및 초기철기시대의 청동·철제품 47점, 시베리아·몽고지역의 생활용품32점등 모두 1백25점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와 함께 5만∼1만년 전 홍적세 후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시베리아 맘모스도 함께 전시된다.
이 맘모스는 원시인류인 네안데르탈인과 비슷한 시기에 생존했던 것으로 키가 3∼4m, 몸무게 5∼6t, 털 길이가 1.2m나 되고 어금니가 3m나 되는 거대한 포유동물로 골격의 무게만도 3백kg에 이른다.
시베리아지역은 아시아·유럽에 앞서 구석기시대부터 원시인류가 살아 왔고 무수한 민족이 이곳으로부터 이동했거나 문화적 영향을 받아 고고학 및 인류학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지역이다.
또 이번 전시는 구석기시대부터 중세까지의 유물이 시대별로 전시돼 북방인류의 문화발전사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우리민족과 북방민족과의 연계성을 규명해볼 기회도 될 것으로 평가된다.
전시되는 구석기시대 유물은 70만년 전으로 추정되는 알타이의 우리랑카, 앙카라강 상류, 아무르강의 피리모시키, 쿠마라지역의 것들로 모두 타제석기.
특히 알타이 오크라도니코프 기념동굴에서 최근 발굴된 현대인의 외모를 가진 원시인류의 치아 등 유체도 전시돼 이 시기에 이 지역에서 인간이 생존했음을 입증하게된다.
신석기시대의 유물로는 어구 및 수렵도구·토기 등 이 시기를 대표하는 것13점.
또 이 시대에 시작된 부장의식을 증명해주는 낚시바늘, 사슴어금니로 만든 장식품 등 부장품과 둥글고 밑이 뾰족한 모양의 토기도 전시된다.
기원전 3천년께 시베리아지역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청동기시대 유물로는 목축도구 및 채색토기와 함께 점토로 만들어진 소형 토우(토우)등이 선보인다.
기원전 10세기께 초기철기 시대의 유물로는 스키타이시베리아 동물문양양식과 예니세이초원의 타갈문화유적 47점.
이 시대의 유물 중 사람이 죽었을 때 그림물감으로 채색한 석고가면으로 사자의 얼굴을 씌워 매장하는 관습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채색 석고가면도 귀중한 유물 중 하나.
소련 측은 이와 함께 알타이족과 기원·언어·문화가 유사한 바이칼호 동부의 남시베리아 자바이칼 지방의 민속의상과 생활용품도 함께 전시한다.
고고학계에서는 이들 생활용품 역시 우리와 문학적 뿌리를 같이하는 지방의 것들로 북방인류문화 발전사 연구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 고고미술학과 이선복 교수는 『시베리아지역을 우리민족의 기원지라고 많은 학자들이 주장해 왔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실물자료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본다』면서 『인류학·사학·고고학·미술계에 거의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어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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