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토크쇼에 아르세니오 홀 선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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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자니 카슨과 데이비 드레터맨으로 대표되는 미국 토크쇼의 백인 아성이 젊은 흑인 아르세니오 홀에 의해 점차 무너지고 있다.
무명의 코미디언 시절을 겪은 홀은 볼티모어 지방방송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토크쇼를 진행해오다 그의 숨김없이 자유스런 익살과 재치가 크게 어필하면서 전국 네트워크 방송프로를 맡게됐고 독립 프러덕션도 갖게됐다.
그의 쇼 방청권을 얻기 위해 다른 주에 살고있는 주부들은 담요를 싸들고 자동차로 10여 시간씩 달려와 새벽부터 줄을 서고 있다.
홀의 장기는 종래 토크쇼의 구태의연한 형식에서 벗어나 관객과 함께 어우러져 관객 한명 한명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것.
필 도너휴의 라이벌로 등장, 연간 70억원의 개런티를 받고 있는 흑인 여성 오프라 윈프리와 함께 홀은 미 토크쇼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자니 카슨 쇼보다 더 인기를 끌기 위해선 『토크쇼에서 오랫동안 소외되어온 젊은 세대에게 어필, 그들의 인기를 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모든 토크쇼에서 정형화된 「오프닝 모놀로그」도 카메라를 향하지 않고 쇼에 참여한 방청객들을 보고하는 것도 홀의 비결중의 하나다.
그의 솔직하고 자연스런 유머 때문에 지금까지 토크쇼 출연을 꺼리던 로버트 디 니로, 에디 머피, 마이클 잭슨, 휘트니 휴스턴, 폴라 압둘, 실베스터 스탤론등 최고의 스타들이 출연해 아르세니오 홀 쇼는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홀은 별다른 무대장치나 보조사회자 없이 60분 내내 쉬지 않고 떠들어대며 『관중들만 호응해 주면 모든 것이 다 이뤄진다』고 강조한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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