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능률 높아 초만원|독서실-〃공부 잘된다〃〃더 안된다〃공부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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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제2의 공부방」으로 자리를 굳힌 독서실-.
정기이용권까지 구입, 상주하다시피 하는 열성파 외에도 시험을 앞두고, 또는 공부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학생들로 항상 만원을 이루면서 이용학생수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밤늦게까지 공부하느라 지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나쁜 친구와 어울리지 않는지, 오가는 길에 노상강도나 당하지 않을까 조바심하기도 한다.
가족들의 이 같은 걱정·조바심 속에 드나드는 독서실 공부는 과연 학교 도서실이나 집에서 하는 공부와 비교해 득이 많은가, 실이 많은가.
독서실 공부의 장·단점, 그리고 효과적인 이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장·단점=독서실을 이용해본 학생들의 반응은 「공부가 잘된다」와「오히려 더 안 된다」의 둘로 나뉜다.
서울D고 3학년 최동림군(18·서울봉천11동)은 거의 매일 학교수업이 끝나면 바로 집 근처 독서실에 가 공부한 뒤 자정쯤 귀가하는「독서실 애호가」
최군은『학교 도서실에서는 친구들과 자주 얘기를 하게되고 집에서는 TV·신문·집안 얘기 등「유혹」이 많아 정신집중이 잘 안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 최군은『그러나 독서실은 우선 조용한데다 다른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보고 해이해진 마음을 다그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최군은 또 『학교수업 후 바로 독서실에 가는 것은 공부의 리듬을 깨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
반면 서울대 법대2학년 송형석군(20)은 고3시절 몇 차례 독서실을 찾았다 공부가 잘 안돼 그만둔 케이스.
송군은『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는 상태에서 잠자거나 엉뚱한 책을 보게되고, 또 바깥으로 돌아다니고 싶은 충동을 견디기 어려웠던 것이 그원인 이었다』며 『더구나 여러 사람이 들락거려 분위기가 산만한데다 탁한 실내공기 때문에 머리까지 아팠다』고 주장.
서울 마포고의 3학년 담임 안 준 교사(고·국어)는『독서실공부가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하는 것은 전적으로 학생들 자신의 성향과 의지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장려도 반대도 안하는 입장』 이라고 말하고 『다만 아직 자기 통제력이 약한 나이의 학생들은 가족들이 집 근처의 시설 좋고 주인이 엄한 곳을 골라 다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효과적 이용법=사정상 독서실 공부를 해야 할 학생들은 우선 다닐 독서실을 잘 선택해야한다.
서울시교위 김상동 생활지도담당 장학관은▲시간절약과 안전 등을 고려해 집 가까운 곳 중에서 ▲일반인·남학생·여학생 방이 따로 구분되어 있고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규칙을 제대로 준수하는 곳으로 ▲주변에 유흥업소등 공부환경 저해업소가 없고 시설이 좋은 곳을 택하도록 충고한다.
또 ▲되도록이면 여럿이 몰려다니지 말고 혼자 또는 친구1∼2명씩 어울려 다니는 것이 바람직 하며 ▲부모와 독서실주인 또는 지도요원사이에 연락이 닿도록 해야한다는 것이 독서실교육협의회 최갑성 부회장(57)의 조언.
서울봉천동 천우독서실의 정진석 지도요원(25)은『일부학생들은 가족들의 공부압력에 대한 도피수단으로 독서실에 나와 엉뚱한 짓을 하는 수 도 있다』며『특히 이 같은 학생들과 어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서실 현황=한국학원 총 연합회 산하독서실 교육협의회 집계로는 전국의 독서실은 4천2백51개 (38만7천4백39좌석). 이중 1천7백20개(16만2천5백67좌석)가 서울에 있다.
중·고생들과 대학생·고시준비생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일반독서실과 특정계층만을 받는 전용독서실이 있고 VTR 학습자료를 갖춰 놓은 비디오독서실도 있다.
이용료는 업소와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보통 월3만5천원, 하루 2천원선. 현재 독서실 인가기준은 같은 건물 또는 6m거리 안의 건물에 유흥업소·오락실 등 교육환경저해업소가 없어야 하고 실내 지도요원을 반드시 둘 것 등으로 돼있으나 일부도심지역 독서실의 경우 바로 옆에 유흥업소등이 밀집돼 있는 등 환경이 좋지 않은 곳이 많다.
서울시교위는 최근 독서실에서 여학생추행·폭력 충돌 등 불미스런 사건이 잇따르자 독서실에 ▲자질있는 지도요원을 두고 ▲학생수송용 승합차량을 운용하며 ▲자정이후에는 가급적 문을 닫도록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 <김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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