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운전기사들이 사회봉사-여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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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우리들의 작은 일이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이루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지 않겠어요 』
광주시민이면 불우이웃 돕기·거리청소·경로잔치 등의 선행으로 누구나 알고있는 여운회의 이득자 회장 (40) 은 피로도 잊은 채 또 다시 액셀러레이터에 발을 올린다.
누구보다도 쉬는 날을 필요로 하는 운전을 여자의 몸으로 하고 있는 이들이지만 황금 같은 휴식시간을 자신과 가정이 아닌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활용하기에 여념이 없다.
여운회는 78년12월 택시를 운전하던 12명으로 창립됐다. 초창기에는 불우시설을 위문하는 활동에 그쳤으나 50여명으로 회원이 늘어난 81년부터는 봉사활동도 다양해졌다.
광주와 전남지역 여자운전자들의 모임이었던 전남여자운전자회는 86년 11월 광주시가 직할시로 독립하면서 광주시내에서 활동중인 운전자들로만 구성, 명칭도 「여운회」로 개칭됐다.
이때부터 50여명의 회원들이 충장로∼광주일고 앞까지와 전남도청 앞에서 한전부근까지 교통정리를 하고 곳곳에서 조기청소도 해오고 있다.
명절 때나 공휴일에는 회원들이 떡과 음식을 만들어 고아원·양로원을 방문, 이야기도 나누고 노래도 부르며 정겨운 시간을 갖는다.
회사택시 35명·개인택시15명으로 구성된 여운회 회원들은 86년부터 60여명의 노인들을 개인택시에 태우고 명승지관광을 시켜주고 있다.
이들은 노인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국악인까지 초청, 관광과 함께 잔치도 베푼다.
여운회 회원들은 매년 여름철 하루를 택해 주요도로에서 남자운전자들에게 냉커피를 무료로 서비스하기도.
여운회 이 회장은 『한때 개인택시를 따내기 위한 위선행위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시민들이 자신들의 참뜻을 이해해준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며 『소외된 이웃돕기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 고 다짐했다.
회원들은 다음과 같다.
▲이득자▲강노순▲박옥녀▲유수경▲정순이▲이나화▲최만순▲윤덕례▲이영남▲방순례▲전애순▲이유순▲조영자▲이순희▲강선순▲양순희▲김영희▲김열심▲정봉령▲김남순▲정인숙▲오경용▲김옥자▲백명단▲박우령▲박금화▲홍남영▲전명옥▲전정순▲임문자▲주경심▲최성임▲조귀례▲강영자▲유일영▲정금순▲황희숙▲윤정남▲봉점순▲허영희▲김남순▲박순례▲조향미▲이순화▲최점례▲전영자▲양수복▲노귀자▲장안숙▲배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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