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업무 때문에 잠못 이루는 FTA 협상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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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이 반환점을 돌았다. 양측 협상단은 7일(현지시각) 이틀째 공식 일정을 마친 뒤 협상과 관련해 중간 결산에 들어가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업무, 시차… 잠못 이루는 밤? = 200명이 넘는 우리측 협상단이 묵고 있는 곳은 미국 시애틀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웨스틴호텔'. 이곳 4층에는 기자 브리핑룸이 마련돼있다. 협상장인 '역사산업박물관(MOHI)'도 근처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지난 1차 협상 때완 달리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다니는 협상 실무자들이 자주 눈에 띈다. 특히 웨스틴호텔 안팎에서는 분과별 협상을 끝낸 뒤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는 협상단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실제로 각 분과별 대표들은 매 협상이 종료되는 대로 자료를 종합, 협상 진행상황에 대해 김종훈 수석대표에게 보고한 뒤 한국에도 관련 내용을 전달한다.

협상단 관계자는 "그때그때 협상진행 관련 보고서를 만들지 않으면 기억이 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머리 속에 가장 생생하게 남아있을 때 정리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결국 대부분의 협상단 직원들이 보통 새벽 2 ̄3시까지를 보고서를 작성하고 다음날 협상준비를 하는데 시간을 쏟는다는 것.

또다른 협상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처음엔 시차 때문에, 협상이 진행되면서부터는 업무 때문에 새벽까지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 양측 수석대표가 3차 협상 장소를 미국의 시애틀로 정하게 된 뒷얘기를 소개한 것도 재미있는 대목.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협상 첫날인 어제 미국 기업인 초청 리셉션에서 "한국측 대표인 김종훈 대사가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를 했기 때문에 3차 협상 장소로 시애틀에 대신 샌프란시스코를 얘기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지난 1차 협상 때 "커틀러 수석대표가 3차 협상은 워싱턴이 아닌 서부에서 하자고 제안했으며 시애틀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언급했었다.

그러나 협상 장소로 시애틀이 정해진 이유는 세계무역기구(WTO) 총회 등 '국제회의' 경험이 많이 축적돼있고 FTA 반대시위를 감당할 수 있는 치안이나 보안체계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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