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보건소 같은 軍 의무시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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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내 의무시설의 실상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이 제공한 사진 자료를 통해 본 연대 급 이하의 의무시설과 구급차의 모습은 1960년대 동네 보건소나 야전병원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고 조선일보가 7일 보도했다.

침대 하나 놓여 있는 대대 진료실에서 의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청진기를 대 보고 체온이나 혈압을 재는 것뿐, 기본적인 혈액 검사조차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붕대, 솜, 소독약 외에는 응급 의약품도 제대로 구비돼 있지 않았고, 그나마 보관 시설의 위생 상태가 우려되는 수준이었다.

연대 의무대에서는 '환자실'이라고 적힌 사실상 내무반과 똑같은 곳에 환자들이 개인 침상도 없이 링거를 맞으며 누워 있었다.

응급구조장비조차 없는 구급차는 짐차와 다름없었다. 응급 환자를 이송해야 하는 구급차가 시속 80㎞ 이상은 속력을 내기도 힘들다고 한다.

군 대대급 의료 시설에서 갖춰야 할 기본 시설이나 장비에 대한 규정이 아예 없어, 보건소나 보건지소와도 시설.장비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신 의원은 "지난 8월 국방부가 발표한 '군 의무발전 추진계획'은 민간 대학병원 수준의 '국방 메디컬센터' 한 곳으로 군 내 진료 문제를 해결하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사병들이 언제든지 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가까운 1차 의료기관'을 대대나 연대에 확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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