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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전화 + 휴대폰 + 인터넷 + 케이블TV' 한 곳서 통째로 묶으니까 싸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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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1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가입자는 7월 말 현재 360만 명. 이 가운데 33%가 이 회사가 제공하는 유선전화 서비스를 함께 이용한다. 초고속인터넷과 유선전화를 함께 이용하면 전화의 월 기본료(4500원)에서 2000원을 할인해 주기 때문이다. 하나로는 1999년부터 이런 결합상품(초고속인터넷+유선전화)을 판매해 재미를 봤다. 하나로는 7월 말부터 초고속인터넷과 유선전화에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인 '하나TV'까지 묶어 팔고 있다. 이처럼 결합상품은 이용요금이 싸다. 게다가 고지서도 한꺼번에 나오기 때문에 '고지서 공해'를 피할 수도 있다.

#2 KT는 집 전화와 휴대전화를 하나의 단말기로 합친 '원폰(One Phone)' 서비스를 2004년 6월 시작했다. 집 밖에서는 휴대전화로 사용하다 집에 들어오면 무선전화기로 자동 전환돼 통화료가 싼 유선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결합상품이지만 가장 큰 장점인 요금 할인 혜택이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시내전화 부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KT는 요금약관 인가제가 적용돼 자유롭게 요금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원폰 단말기 누적 판매량은 약 23만 대에 불과하다. KT의 유선전화 가입자가 7월 말 현재 2139만 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KT와 같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들도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결합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되면서 통신시장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현재 국내 통신업체들도 후발업자를 중심으로 결합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선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무엇보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KT는 초고속인터넷 분야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되기 전에 인터넷과 위성방송을 묶어 결합상품을 내놓았지만 최대 강점인 유선전화 관련 결합상품은 내놓지 못했다.

정통부 조경식 통신경쟁정책팀장은 "선발업자에도 요금 할인을 통한 결합판매를 허용하되 공정경쟁을 위한 안전장치를 만들 계획"이라며 "올해 안에 세부 심사기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앞으로 유.무선 통합을 통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KT는 유선전화+초고속인터넷 또는 유선전화+무선전화(KTF) 등의 상품을 준비 중이다. KT 관계자는 "유선망에 대한 동등한 접근 기회를 주기 위해 SK텔레콤.LG텔레콤과도 협력해 유.무선 결합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SK텔레콤은 결합판매에서 시내전화를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LG그룹 계열사들 역시 유선시장 밖에까지 KT의 지배력이 커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김경모 연구원은 "결합판매가 도입되면 요금 할인 때문에 매출은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마케팅비용이 절약되고 가입자 이탈도 막는 효과가 있어 통신사업자의 수익구조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 바로잡습니다

9월 7일자 E1면 통신 결합판매 관련 기사에서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가입자 가운데 동사의 유선전화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는 비율은 80%가 아니라 33%입니다. 7월 말 현재 하나로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360만 명, 시내전화 가입자는 165만 명이며, 이 가운데 두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는 가입자는 120만 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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