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입시로 하향평준화 탈피/문교부 고교평준화 개선방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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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학력 저하 막는 선서 골격은 유지/서울 학군별 2∼3개교 경쟁입시 예상/내신 산정ㆍ제외학교 반발이 문제
고교 평준화제도의 개선방안이 두가닥으로 잡혔다.
23일 문교부가 밝힌 개선방향은 ▲평준화지역내 일부 사립고교에 대해 선지원 전형을 허용하고 ▲고교의 수용능력이 늘어나 고입 선발고사에서 경쟁성이 약하나 학력저하현상이 현저한 지역은 평준화를 해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4월말까지 사립고교 경쟁입시 허용지역,대상고교 허용범위,지원방법 등 구체적인 개선시안이 마련되면 현행 평준화지역의 올해 중3중 일부는 경쟁입시를 통해 고교에 진학할 전망이다.
문교부는 개선시안을 토대로 시ㆍ도교위 의견수렴,중앙교육심의회 심의,교육전문가 협의 등 여론 여과과정을 거쳐 6월말 개선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문교부는 이번 개선을 통해 현재 평준화제도의 기본골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학력의 하향 평준화,수월성의 저하,적성 계발 이흡 등 문제점을 최대한 개선하겠다는 의도다.
이와관련,문교부는 학습집단의 이질화로 학교수업에 불만을 갖게되면서 성취욕을 상실한 우수학생들을 대상으로한 영재교육차원에서 사립에 경쟁입시제를 허용하겠다고 개선방향을 분명히 했다.
문교부는 경쟁입시 대상 사립고교는 재단의 교육적 의지가 뚜렷하고 재정자립도가 높이며 학교측이 경쟁입시를 희망하는 등 여건이 성숙한 사학중에서 선정하되 평준화제도의 골격을 흔들지 않는 범위,즉 극소수일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경쟁입시 허용지역은 지난9월 문교부의 업무보고직후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설명한 대통령의 평준화제도 개선 지시 내용중에서 구체적으로 거명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6대도시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시행결과에 따라 지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문교부는 시험방법은 경쟁입시를 채택하는 학교가 신입생선발을 고입선발고사에 앞서 특차로 실시토록할 방침이다.
경쟁입시에서 낙방한 학생들에게는 다시 선발고사 응시기회를 줘 평준화 대상고교에 배정하고 응시지역은 평준화지역내 또는 학군내로 제한할 계획이다.
시험문제는 그동안 각 학교가 학교별 단독출제 경험이 없었던 점을 감안,중앙교육평가원이 개발한 문제은행을 공동 또는 단독으로 활용케할 방침이다.
응시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면 우수학생에게 균등한 기회를 줄 수 있는 이점은 있지만 평준화 골간 유지라는 기본방침에 어긋나 불가능하다는 것이 문교부의 견해다.
대상사립고교는 문교부가 면밀한 연구과정을 거쳐 기준을 설정한뒤 시ㆍ도교위에 선정을 일임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문교부는 사립고교 경쟁입시와 함께 서울의 8학군문제 해결방안 등 학군조정시안을 4월말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서울시교위는 지난해 5월초 마련한 단일학군제ㆍ광역학군제ㆍ혼합학군제 등 3개 학군조정시안을 놓고 개선안을 연구중이다.
서울시교위는 현재 9개 학군을 4∼5개로 광역화,해당 학군내 고교중에서 우선순위를 매겨 선택지원하는 광역학군제가 8학군에 대한 과열 선호 현상 등을 완화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서울고교 학군의 광역학군제 채택과 사립고교 경쟁입시를 맞물려놓고 볼때 서울에서는 학군당 2∼3개 사립고교가 경쟁입시를 통해 학생을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74년부터 적용된 평준화제도실시 18개 도시지역중 경쟁성이 약한 지역의 평준화는 해제한다는 개선방침에 따라 원주 이리 창원 등 4개 지역은 평준화가 깨져 91학년도부터 입시가 부활될 전망이다.
평준화는 그동안 고질적인 고교입시과열현상해소,학교간 격차완하 등 교육문제 해결에 이바지해왔다.
그러나 학습집단이 이질화,효율적인 수업운영이 곤란해지고 수월성도 떨어졌으며 사학은 학생선발권을 갖고 못함으로써 특성있는 교육을 할 수 없을뿐만 아니라 등록금도 공립수준으로 동결돼 재정난을 겪었다.
문교부는 지난해 4월 중교심의 심의를 거쳐 평준화 적용 조정권을 교육감에게 부여,안동 군산 목포 등 세곳이 평준화를 해제했고 같은해 7월 대통령 직속기구인 지역균형발전기획단이 지방사립 명문고 부활을 건의했다.
평준화 개선안이 어떠한 형태로 결론이 나든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일부 사립고교 경쟁입시부활로 지적되는 가장 큰 문제점은 고교내신성적 산정방법이다. 각 고교의 학력수준차를 고려하지않은 상대평가제인 현행은 상대평가제인 현행 내신산정방법은 경쟁입시 부활로 학력차를 인정하지않을수 없게돼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해진다.
경쟁입시 대상 사립고교는 명문고교로 떠오를 것이 분명해 입시부활에서 제외된 사립고교나 공립고교의 반발로 예상된다.
또 올해6월말까지 확정될 평준화제도와 문교부가 역시 추진중인 대입제도 개선안 중 시행의 우선순위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시에 실시될 경우 올해 중3은 새로운 고입ㆍ대입제도에 맞부딪쳐야만하는 최악의 입시진통을 겪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 시행시기가 확정되지않은 새대입제도는 고교평준화제도 존속을 염두에 두고 마련된것으로 당장 평준화개선안이 적용된다면 행동발달상황ㆍ특별활동을 반영하는 내신성적의 산출방법과 반영비율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도성진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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