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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학교 예산 배정 새 교육위원들에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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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우선, 새 교육위원은 이른 시일 안에 마음을 열어 낙선자를 감싸안고 교육동반자로서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갈등으로 갈라지는 교단에선 교육이 제대로 굴러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교육위원의 존재 이유를 곱씹고 교육 본질을 추구해야 한다. 소견발표회장에서의 출마의 변이 교육위원의 본질을 왜곡하고, 선심성.유혹성 발언이 도가 넘어섰기에 하는 얘기다. 교육의 지방분권화.자율화가 생명인 교육위원회는 그동안의 거수기적 행태, 이권 개입 등을 철저히 불식해야 한다. 또 교육청의 예산.인사.교육과정 등을 면밀히 심의.결정해 교육감의 집행을 감시하고, 지역 주민의 대표성을 지켜내야 한다. 또 한국 행정을 망치는 전시행정과 통계행정을 바로잡고 교육 본질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교육위원은 항상 중심을 학교에 두어야 한다. 학교와 학부모.지역사회의 고통을 찾아 해결책을 모색해 잘못된 정책을 수정.보완하고,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는 자세가 그 기반이 돼야 한다. 예를 들어 예산 배분의 합리성을 제고하려면 소위 '백' 없고, 로비할 줄 모르는 학교를 찾아내는 게 우선이다.

마지막으로 선례 답습적인 타성을 깨고, 현 상태와 바람직한 미래 모습의 갭을 메워나가려는 문제의식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깨어있는 열정이 보이면 우린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것이다.

여태껏 속고 살아온 교원들, 그렇게 어리석지만은 않다. 교육위원회는 퇴직관료들의 사랑방이 아니다. 우리 교육공동체는 앞으로 4년 동안 정신없이 땀방울을 쏟아내고, 박수 칠 때 당당히 떠나는 교육위원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싶다.

신창선 부산 장산초등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