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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댐 상류 모래톱 표지판 없어 사고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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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회원 중 한 명이 모터보트 운전면허를 갖고 있어 보트를 빌려 청평댐 주변을 관광했다. 집중호우 뒤라 흙탕물이었지만 강 양안의 푸른 산을 보며 모처럼 호연지기에 취해 있던 것도 잠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이 잇따라 나타났다. 산중턱을 깎아 대형 종교시설을 지어놓았는가 하면 호숫가에는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요식업소와 펜션이 즐비했고 공사가 진행 중인 곳도 많았다. 관리를 맡은 관청은 이렇게 되도록 무엇을 했는지 따져보고 싶었다.

상류로 올라가면서는 일행들이 혼비백산하는 일이 발생했다. 북한강과 홍천강이 만나는 지점에 이르렀을 때였다. 두 강에서 밀려온 모래가 쌓여 길이 약 200m 정도의 모래톱이 형성된 곳이 있었는데 수위가 높아지면서 20~30cm 정도 물에 잠겨 있는 상태였다. 일행은 그것도 모르고 보트를 몰다가 두루미 두 마리가 서 있는 것을 보고 급정거했기 망정이지 자칫 대형사고로 연결될 뻔했다. 놀란 나머지 다들 한동안 멍하니 있었는데 그때도 모터보트.수상스키.제트스키 등이 꼬리를 물고 주위를 지나치고 있었다.

관리를 맡은 관청에서는 이런 위험한 곳이 있다는 것을 알고나 있었는지 궁금했다. 해당 지역을 준설하거나 하다 못해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이라도 세워 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마땅한 도리 아닐까. 관리 관청의 시급한 조치를 기대한다.

우승남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