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너무 많이 먹으면 복통·설사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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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식사후의 디저트·간식으로 즐기는 과일과 최근 소비가 크게 늘고있는 과립(과즙)음료를 지나치게 먹으면 복통·설사등 소화관증세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할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어떤 식품·음식도 과식하면 소화불량이 되게 마련이나 과일의 경우 체내에서 과당(프룩토스)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사람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복통과 설사가 비교적 잦고 장에 가스가 차는 증세를 자주 보이는 등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과일의 섭취량을 다소 줄여보는 것도 소화불량증을 없애는 한 방편으로 좋다.
서울중앙병원 내과 민영일박사팀은 건강한성인 17명에게 과당용액 50g(20%과당용액 2백50㎖)을 마시게 한 뒤 과당이 장내에서 불완전 흡수되는 정도를 측정했다.
호기중 수소농도 측정법(BHA)을 통해 연구대상자들이 내뿜는 입김의 수소농도를 잰 결과 17명중 10명(59%)에게서 최고치가 20PPM이상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흡수장애의 기준치(10PPM)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것이다.
또 전체대상자중 약30%(5명)는 배가 아프고 더부룩하며 설사하는 등 뚜렷한 소화불량증세를 나타내 과일의 단맛을 내는 과당도 유당(우유에 많이 들어있는 성분)처럼 우리나라 사람중 일부에서 소화흡수가 잘 안될수 있음을 시사했다.
과당은 포도당과 함께 과일에 단맛을 주는 주성분으로 이들은 모두 탄수화물(당분)에 속한다.
과일에는 수분함량이 가장 많고(80∼90%) 그 나머지는 대부분 탄수화물(약10∼20%)인데 전체 성분중 탄수화물의 비율은 포도·딸기 14.4%, 바나나 22.9%등이다.
연구팀은 『입김속의 수소농도가 소화불량때 높게 나타나는 것은 작은창자에서 흡수가 안된 과당등 탄수화물이 큰창자에서 대장균에 의해서도 분해가 안돼 수소등 가스를 보통 때보다 더 많이 발생시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이번 실험에 사용한 과당의 양을 과일의 양으로 환산하는 작업은 아직 정확히 이뤄지지 않았지만 각개인의 체질에 맞춰 과일섭취량을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영섭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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