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중순까지 설계도 완성/합당에서 개헌까지­신당 시나리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총선전에 3단계 동거 전략/점진개혁­안정성장 앞세워 중도착근
24일 15인 통합추진위의 발진으로 신당창당 작업이 본격화됐다.
권력구조 및 지분확보 등을 둘러싸고 적지않은 신경전이 예상되고 여와 야로 갈라져 이념과 노선을 달리하던 세 정파가 모인 만큼 곳곳에 갈등의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3당은 물리적인 합당에서 완전통합까지의 예상 시나리오를 이미 짜놓고 있다.
○…추진위가 앞으로 1개월여내에 마무리지어야 할 과제는 신당의 골격을 짜는 일.
다시말해 당헌ㆍ당규 및 정강정책 수립,사무처 구성,당사마련 등 「하드웨어」를 구비하는 일이다.
추진위는 이날 첫 회합에서 권력구조나 지도체제 등 핵심사안에 대한 결정은 일단 창당후로 미룰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이해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게 될 지구당 조직책 선정도 창당등록때까지는 현역지구출신의원이 있는 지구당 중심으로 하고 나머지는 창당뒤로 넘길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지구당출신 의원만도 1백62명이나 되니 걱정할 게 없다.
이에 따라 창당작업은 일단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각기 이질적인 요소들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지만 외형을 만드는 것인 만큼 큰 견해차는 없으리라는 것이 각정파의 공통된 견해다. 따라서 2월20일까지 등록절차를 마치기로 했지만 2월10일께면 절차는 완료될 것이라는 예상.신당의 이념은 온건ㆍ중도ㆍ보수의 색깔로 착색하는데 정치적으로 「점진적인 개혁」을,사회ㆍ경제적으로 「안정과 성장」을 당노선으로 내세우게 된다.
○…외관이 갖춰지면 다음단계는 내각개편,당직ㆍ국회직 확정,지구당조직책 선정 및 중추신경인 권력구조와 지도체제 마련 등 본론에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작업은 대략 3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단계는 창당직후에서부터 첫 전당대회 개최예정시일인 5월말 정도 까지다.
이 시기는 일종의 국가연합체 형태로 정부와 신당이 운영된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정부쪽은 민정 외에 민주ㆍ공화 및 영입인사 등이 망라된 거국내각을 기반으로 국정을 수행케 된다.
행정에 있어서는 당우위의 통치구조 정착이 시도될 것이고 정부 각부문마다 새정치질서에 부응할 체질개선을 단행해 나간다는 것.
완전한 통합에 이르기전인 만큼 3당은 계보의 형태로 바뀌어져 각자 「자치권」을 행사하게 된다.
국정의 최고책임은 노대통령이 갖되 김영삼ㆍ김종필 총재는 공동대표로서 영향력행사가 보장되며 당직과 국회직은 의석비 보다는 정치적 합의에 비중을 둬 3파에 비슷하게 안배되는 방식을 띨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신당이 기반을 굳히지 못한 상태이고 안정적인 개헌확보가 필요한 점을 감안,가급적이면 원내에 대한 「정리」는 유보할 것 같은 흐름이다.
이런 맥락에서 민정의 이원조ㆍ이학봉의원 및 민주 서석재ㆍ박재규의원 등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의원들도 일단 배제시키는 일 없이 수용하게 될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반면 내각쪽에서는 법무ㆍ내무 등 정치성이 짙은 각료들을 신당의 노선에 부합되는 인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두번째 단계는 5월 전당대회를 통해 총재가 선출되고 당이 명실공히 기틀을 잡을 때부터 14대총선 전까지다.
이 시기에 신당은 내각문제 및 지도체제ㆍ개헌시기 등 핵심사안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확정적인 틀을 마련케된다.
이 과정에서 신당의 참여원칙에 어긋나는 원내외인사들에 대한 정리,즉 「솎아내기」가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방법은 1차적으로 조직책선정에서 제외시키거나 장기적으로는 14대 공천에서 탈락,자연스럽게 동질화를 꾀해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당직이나 조직책의 선정기준은 1단계때의 3파안배 보다는 당사자의 능력과 당 이미지와의 부합성 등 인물위주로 기준이 바뀌게 되리라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현역의 탈락이 예상되는데 5공인맥 등이 해당될 것이라는 전망.
아울러 당운영은 전당대회전의 느슨한 정파연합을 지양,지도부의 통제력이 한결 강화되는 연방체제와 같은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 단계는 개헌 및 14대총선후 정식으로 신당중심의 새 공화국이 탄생될 때다.
권력구조 및 지도체제가 확고히 자리잡는다는 전제하에 장기적으로 이 체제를 안정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당력을 집중케 된다.
이때쯤이면 통합초기의 3정파는 변형 내지 재편이 불가피하게 된다.
그러므로 정파간 안배는 무의미하며 각 계보들의 자생력에 따라 이합집산,또는 새로운 계보판도가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
당운영 역시 새 지도부가 완벽히 장악,단일국가와 같은 구속력을 갖고 통합을 완결짓게 된다.
공천 및 선거과정에서 당과 국민으로부터 「걸러졌으므로」 상당수준의 동질성이 확보된 완성된 통합을 상정해 볼 수 있는 것이다.<김용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