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에 새 전기 일/반정세력 자극 우려 미/3당합당 각국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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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의 여야 3당통합에 대해 세계 각국의 언론들은 대체로 보수합동의 거대여당 출현이 한국의 정국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는 한편 일부지역및 반체제세력을 자극하여 보다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3당통합에 대한 미ㆍ일ㆍ프랑스 주요언론들의 반응이다.
◇워싱턴포스트지(미국)=그동안 한국의 야당지도자들간에는 정치적 우위를 장악하려는 투쟁이 벌어져왔다. 이들중 아무도 우세한 고지를 차지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게 되자 김영삼씨와 김종필씨는 여당과 힘을 합쳐 다음 총선 후 연합내각을 만들어 권력을 분배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 것이 명백하다.
여당도 다음 선거에서 권력을 완전히 잃을지도 모르는 모험보다는 제2야당의 김영삼,제3야당의 김종필씨와의 제휴를 통해 보장된 권력분배를 확보하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이 실효를 거둘지는 명백하지 않다. 지난 수주일 정치개편에 관한 고위접촉설이 나돌자 관계 3당의 일부 의원들은 이같은 발상에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주로 저소득층ㆍ학생ㆍ근로계층ㆍ반정부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대중씨가 3당 합당으로 고립되는 사태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정치분석가들은 경고한다. 이 나라의 불만세력들은 더 이상 정치권력을 확보할 수 있는 희망이 없어지기 때문이다.〈워싱턴=한남규특파원〉
◇르몽드지(프랑스)=3당 통합은 제1야당인 평민당의 김대중총재를 고립시키기 위한 것이 분명하다. 이로써 보수진영이 전체의석의 3분의2가 넘는 2백21석을 차지하여 절대지배세력으로 등장하게 됐다.〈파리=배명복특파원〉
◇아사히신문(일본)=이번 대통합에서는 우선 당리우선의 면이 두드러진다. 신당 내부결속의 여부,유일야당으로 고립화된 평민당과 재야세력의 공세대응 등 많은 과제를 안게 될 것이다. 신당의 출현은 남북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일본)=보수합동이 한국의 정치안정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낙관만 할 수 없는 면도 많다. 김대중씨를 고립시킴에 따라 그를 중심으로 학생ㆍ노동운동의 좌파계열 등이 힘을 합친다면 어려운 사회문제가 일어나고 지역감정을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동경=방인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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