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자유화 환영/서구는 자유 남용/교황 신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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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바티칸시티 APㆍAFP=연합】 교황 요한바오로2세는 13일 동구국들에서 민주화를 위한 민중봉기가 일어나고 소련에서 자유가 신장된 것을 환영하는 한편 서구민주주의 국가들이 자유를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요한 바오로2세는 이날 바티칸시티 주재의 1백20개국 대사들에게 보낸 신년메시지를 통해 『모스크바는 물론 부다페스트를 비롯한 바르샤바조약기구 7개회원국의 수도가 자유를 향한 먼 순례길의 무대가 됐다』면서 『우리는 이들 동구국민들이 엄청난 희생을 치르면서도 굴하지 않고 변혁을 실현시킨데 대해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서구민주국가들이 그들에 주어진 자유를 잘 이용하기 보다는 이기주의ㆍ쾌락주의ㆍ인종차별주의 및 물질숭배주의 등과 같은 몰가치적 행태를 보여왔으며 이들 나라 지도층은 도덕적 가치를 존중하지 않고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 오랫동안 자유와 번영의 삶을 누려온 서유럽인들이 중부 및 동유럽의 형제들이 유럽안에서 앞으로 제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소관계에 언급,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부시 미 대통령을 치하하면서 이들 양 초강대국지도자들을 만나본 결과 『이들이 보다 공고한 기반위에서 국제협력관계를 구축해나가려는 의지를 갖고있음을 알았다』고 말하고 특히 고르바초프의 용기와 식견을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그가 추진하고 있는 자유화정책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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