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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불어넣는 학부모 격려 중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대학 입학시험에서 고배를 마신 수험생들이 합격한 학생의 2배정도(전·후기대, 전문대 포함)에 달하면서 앞으로의 진로를 놓고 고민하는 청소년이 많아지게 됐다.
「실패가 인생의 더 큰 성공을 이끄는데 필요한 밑거름」이 되도록 학생들이 좌절하지 않고 자신감을 지켜갈 수 있으려면 학부모의 신중한 격려와 조언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서강대 김인자교수(심리학)는『시험에 실패한 학생이 혼자 괴로워할 경우 인내심을 갖고 그대로 지켜보다 학생 스스로자기의 기분이나 입장을 표현해 오면 진지하게 상담해주거나 위로·격려를 해주는게 좋다』고 조언한다.
연세대 김인회 교수(교육철학)는『자녀의 친구 중 역시 낙방한 학생들을 자신의 자녀와 함께 데리고 며칠간의 여행을 하면서 그들이 같은 입장에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토론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회 교수는 해당 학부모가 우선 현행 입시제도에 대해 올바른 시각을 갖는 것이 자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격려하는 밑바탕이 된다고 강조했다.
즉 수많은 낙방생들은 어른들이 만든 획일적이고 부당한 현행 입시제도의 희생물이며 실패는 입시생 자신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실패로 인한 좌절감이 자녀에게 일생의 상처로 남지 않게 마음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또 실패는 더 큰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며 인생은 다양한 경쟁을 벌이는 종합경기와 같아 명문대학 진학만이 인생을 좌우하는 절대적인 길이 아니며 자기 적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하도록 자신감을 북돋워주라고 조언했다.
김인회 교수는 앞으로 우리 나라에서도 어이 학교를 나왔는가로 인간을 평가하기보다 무엇을 할 수있고 어떤 전문성을 가졌는가를 능력평가의 기준으로 삼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학입시 낙방생을 위한 상담교실을 운영하고있는 서울YMCA의 임광진 부장(사회개발부) 은『뚜렷한 목적없이「간판」을 따기 위한 진학, 결실이 담기지 않은 졸업장은 더 큰 방황의 시작을 의미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자신의 목적에 도달하는 방법은 오직 한가지가 아니라 여러 방법이 있다는 점을 일깨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Y는 상담교실 외에도 낙방생에게 주는 각계인사들의 격려와 충고를 담은 육성녹음테이프와 진로지도 안내책자를 만들어 1월 중순부터 전화신청 접수를 받아 원하는 학생에게 우송해 줄 계획이다. 이외에도 흥사단·청소년 지도육성회 등 사회단체들이 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어 이를 이용해 보는 것도 권할 만 하다.
임 부장은 뜻에 따라 재수를 하는 것도 좋지만 사회에 일찍 부닥쳐 취직을 하거나 기술습득을 위한 연수를 받는 것도 앞으로는 더욱 유리한 입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취업중이나 기술연마 후에도 대학에 진학하기를 원한다면 연령이나 수업제한에 별 영향을 안 받는 개방대학들이나 한국 방송통신 대학 등을 거쳐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다.
서울Y 사회개발부가 고교 졸업생을 위해 제안하는 방안 중 하나는 공공직업 훈련 기관에서의 기술연마. 1∼2월중 원서를 접수하는 직업훈련원은 전국에 37개소가 있는데 이곳에서 실시하는 각종 훈련 프로그램에서 1년 또는 2년 동안 교육을 받으면 1급이나 2급 기능사자격증을 무난히 획득할 수 있다. 이외에도 1백10개소의 기업체가 청소년을 위해 실시하는 기업내 훈련기관, 사회복지 법인들이 하는 인정훈련 기관 등 배움의 기회는 많다.
서울산업대·부산 공업대 등 전국6개 개방대학은 산업체 근무 경력자들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으며 원할 경우 일반 대학으로의 학사 편입도 가능하다.
고교 내신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방송통신 대학도 능력에 따라 원할 때 입학할 수 있다. <고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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