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북핵·전작권 등 현안 질문에 송민순 안보실장 "답변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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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국가안정보장회의(NSC) 사무처장(左)과 류희인 차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에 앞서 답변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정현 기자

"정신 나간 사람 아니냐?"(국민중심당 이인제 의원)

"거지 같은 청와대 규정을 갖고…."(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2005 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 심의를 위한 18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NSC 사무처장을 겸임 중인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이 정책 현안에 대한 답변을 거부해 야당 의원들이 거칠게 반발했다.

송 실장은 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북핵 동향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에 대해 질의하자 "법사위에 계류 중인 NSC법 개정안은 NSC 사무처의 역할을 운영 지원 등 사무처리에 한정하고 있다"며 "오늘은 사무처장 자격으로 나온 만큼 구체적인 정책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자 이인제 의원은 "사무처장이 대통령과 NSC 구성원 간 흐름에 대한 객관적 이야기는 답변할 의무가 있다"고 따졌다.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 역시 "NSC 사무처장을 대통령의 통일외교 분야를 보좌하는 정무직이 겸임토록 한 법 정신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소속인 김성곤 국방위원장도 "사무처장 역할이 단순한 서류업무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본다. 성실히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태도가 왜 그래"(한나라당 김학송 의원) 등 일부 야당 의원들이 격한 표현을 쓰며 언성을 높이자 송 실장은 "인격을 가지고 있는데 말씀을 그렇게 하시면 어떻게 하느냐"며 맞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화가 난 이상득 의원이 "안보실장 (직제)은 청와대 규정이다. 개정안이 통과도 안 됐는데 거지 같은 청와대 규정을 갖고 국회의원을 이렇게 모독해도 되느냐"며 "국회의원 20년 만에 이런 모독은 처음"이라고 말하며 회의장을 나갔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항의 표시로 집단 퇴장하고 김성곤 위원장에게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강주안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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