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웃는 한-일 조선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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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본 조선업계가 주문을 사절할 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다. 심지어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해 한국업체에 주문을 떠넘기기까지 한다고 근책 이코노미스트지는 전하고 있다.
일본 조선업계는 작년까지만 해도 낮은 가격을 무기로 덤벼드는 한국 업체에 밀려 작업장 문을 닫거나 조업을 줄여야 했다. 일본의 7대 조선사가 86년에 입은 손실은 무려 9백60억엔이나 됐다.
그러나 일본 조선 업계는 이같은 난관을 극복, 순풍에 돛을 달고 90년대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한국은 두통거리가 아니다. 일본 조선업계가 이처럼 강해진데는 정부가 뒷받침해 준 카르텔 덕분이다.
일본 조선업계는 건조능력을 80년 9백80만t에서 지난해에는 4백60만t으로 축소했다. 또 44개조선사를 8개 그룹으로 묶는 등 합리적 조치를 단행했다. 이같은 카르텔은 3개월 전까지 계속됐다.
소련이 한국에 발주한 6척의 벌크선도 사실은 일본에 먼저 주문했던 것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배 값은 올해 l5%나 올라갔다. 한국이 원화 절상·노사분규로 선가를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 조선업계는 이제 그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38%에서 다시 54%로 높이고 있는 반면 한국은 겨우 5%에 머무르고 있다.<영 이코노미스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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