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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과음·과식 급성위염·췌장염위험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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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연말연시를 맞아 잦은 모임에 어울리다보면 과음·과식으로 위장병이 악화되거나 각종 급성위장병을 일으킬 우려가 크다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고 기름기 있는 음식을 잔뜩 먹으면 급성위염과 급성 췌장염을 유발, 발작성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
평소 위에 염증이 있는 사람(만성 위염의 소견이 있는 사람)들은 특히 술이 급성 위염을 일으켜 쇼크(위경련)·구토 등의 증세를 보일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중앙대의대 박실무 교수(내과)는『우리 나라의 성인들은 위에 염증이 있는 경우가 많아 연말연시 폭음·폭식이 방아쇠 역할을 해 급성위염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노인들은 위 내시경 검사를 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약80%가 위에 염증을 갖고 있는만큼 나이 든 사람일수록 급성위염의 발병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급성위염은 해열 진통제 성분이 포함돼있는 감기약이나 관절염·류머티스 치료 때 쓰이는 비스데로이드성 호르몬제에 의해서도 촉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겨울 감기 증세가 있어 감기약을 복용하고 있는 성인이 과음·과식까지 하면 그만큼 위경련을 일으킬 위험도가 커지는 셈.
박 교수는『만성 위염 증세로 늘 트림을 하며 소화불량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은 모임에 가서도 식이요법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긴 고기나 섬유질이 많은 야채를 날 것으로 많이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코피·콜라 등 자극성 있는 음료도 되도록 피해야 한다.
연말연시의 과음·과식으로 가장 많이 생기는 급성 췌장염은 윗배에 매우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때론 의식을 잃을 정도의 쇼크를 가져오기도 한다.
건강인들이 먹는 음식을 1∼3일간 절제하고 유동식으로 보충하며 안정을 취하고 치료를 받더라도 완치까지는 1주일이나 걸리므로 연말연시의 과음·과식이 새해 벽두부터 생활을 망칠 우려가 있는데 주의해야 한다.
속이 비었을 때 쓰리고 통증을 느끼는 십이지장궤양 증세를 보이는 젊은 층 등 환자들도 역시 술을 되도록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궤양의 경우엔 술보다는 담배·코피·탄산음료 등 자극성 기호품과 식품이 훨씬 더 해롭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피우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흡연량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
위염이나 궤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위에 일단 분비된 위산을 중화시켜 없애는 제산제와 위산의 분비를 미리 억제하는 위산분비 억제제를 복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대개 물약으로 포장돼 나오는 위장약들은 제산세이며 알약은 위산분비 억제제이므로 증세에 따라 적절히 복용해야 한다.
울산대의대 민영일 교수(서울중앙병원 소화기 내과 과장)는『만성 위염은 많은 위장약이 나와 있는데도 뚜렷한 치료법이 없고 특히 재발되는 수가 많다』 고 말하고『연말연시의 과음·과식 후 처음으로 생긴 소화불량이라도 2주일 이상 지속되면 내시경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는 위염과 위궤양 등 소화기계 질병들이 증세만으로는 구별하기 힘들며 위암일 경우 약국에서 약만 사먹다가 자칫 조기치료의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위가 축 늘어지는 현상인 위하수는 병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위장 기능을 좋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부학적으로 볼 때 위는 마른 사람의 경우 수직형, 뚱뚱한 사람은 수평형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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