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변동금리 뛰자 … 은행들 '이탈 고객' 유치 경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시중은행들이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주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으로 은행의 변동대출금리가 오르면서 '금리 갈아타기'를 하려는 고객이 늘자 이를 끌어들이기 위해 고정금리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또 은행들이 시중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올리면서 연 5%대 예금상품이 늘고 연 6%대 예금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행 명동PB센터 김재욱 팀장은 "변동금리형 대출금리가 상승 추세라 하더라도 고정금리로 갈아탈 경우 중도 상환 수수료를 내야 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 고정금리형 대출 금리 연 5%대까지=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는 지난주 콜금리 인상 후 0.03~0.07%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는 현재 연 5.38~7.0% 수준이다.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그동안 변동금리보다 2%포인트 정도 높았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최근 '탑스 주택담보대출'의 만기 3년 이내 상품의 대출금리를 연 6.48~6.76%로 0.3%포인트 낮췄다. 변동금리가 오르고 고정금리가 내리면서 두 금리의 격차가 1.1%포인트 정도로 좁혀졌다. 이 대출은 특히 거래 실적이 우수한 고객에겐 업계 최저 수준인 연 5.7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최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복합상품인 '포유(For You) 장기대출'의 고정금리를 0.3%포인트 내렸다.

경남은행은 다음달 15일까지 500억원 한도에서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상품인 '금리안심홈론Ⅱ'의 금리를 만기 2년짜리는 연 5.99%, 3년짜리는 연 6.1%로 정했다. 변동금리의 최우대금리보다 0.5%포인트밖에 높지 않은 수준이다.

주택금융공사도 고정금리형 보금자리론(모기지론) 중 e-모기지론의 금리를 0.3%포인트 낮춰 연 5.8%를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금리를 낮춘 덕에 지난달 보금자리론의 대출 실적은 1278억원으로 전달(855억원)보다 49% 늘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기존 모기지론 금리보다 0.3%포인트 낮춘 고정금리형 상품인 e-모기지론(연 5.8%)이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자 부담이 늘었다고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존 대출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 대출금의 2~3% 수준인 중도 상환 수수료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규 대출자의 경우 15년 이상의 장기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예금 금리 8~9월이 가장 높을 듯=콜금리 인상으로 주가지수나 CD금리와 연계된 복합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5%대 후반에서 연 6%대까지 올랐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8~9월이 예금금리의 정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금이 정기예금 상품에 돈을 묻어둘 가장 좋은 때라는 것이다.

SC제일은행은 최근 주가지수 연동예금인 '프린시플+베스트원 6호'를 내놓았다. 이 상품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5.5%다. 한국씨티은행의 '다우존스 유로스톡스 50지수연동예금'과 '니케이225지수 연동예금'에는 연 5.8%의 금리가 적용된다. 우리은행도 최고 연리 6.0%를 보장하는 복합형 상품을 최근 내놨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달 말까지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콜금리 인상 전보다 최고 0.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1억원 이상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5.0~5.3%, 1억원 이하는 4.9~5.2%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당분간 콜금리를 인상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고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많다"며 "따라서 금리가 높은 지금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예금상품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