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전에 한국 복싱 "멈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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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아시아 최강을 자랑하던 한국주먹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 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12개 전 체급을 휩쓸었던 한국은 올 들어 제14회 아시아선수권대회(7월·북경)에서 8체급을 석권, 6연패의 위업을 달성했으나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10월)에서 참패한 후 전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특히 내년 북경 아시안게임이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한 한국 복싱은 백중세의 남북대결과 홈팀 중국의 텃세, 파키스탄·몽고의 거센 도전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88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표 선발전에서 한국의 메달박스인 경량급에서 양석진(라이트플라이급) 이창환(플라이급) 황경섭(밴텀급) 등 신진주먹들이 대거 등장, 세대 교체기를 맞고 있다.
내년 북경대회에서 한국 메달작전의 최대 걸림돌은 북한으로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김광식(플라이급) 김덕남(라이트플라이급) 이영호(밴텀급) 등 3명과 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민남현(웰터급) 등이 아시아 정상권으로 평가돼 금메달 4∼5개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6명의 정예팀을 구성, 미국에서 전지훈련중인 중국은 전력이 미지수이나 홈링의 이점으로 금메달 1∼2개가 예상되고, 아시아 선수권대회 중량급에서 금메달 2개를 딴 몽고·파키스탄·이라크도 금메달 1개 정도의 획득이 접쳐지고 있어 한국 복싱은 비상이 걸린 상태다.
아마복싱연맹 백태길 사무국장은 『한국은 내년 북경대회에서 경량급·중량급을 모두 합쳐 4∼5개의 금메달을 예상하고있다』고 밝혔다.
한국 복싱은 올림픽 이후 전 체급 간판들의 은퇴 또는 프로 전향에 따른 세대교체로 전략이 약화됐으나 복싱관계자들은 김승연 명예회장의 복귀 등 적극적인 지원으로 새 활로를 찾기를 바라고 있다.

<방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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