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구글' 연합전선 펴보지만...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징기스칸'을 꿈꾸는 구글이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구글은 야후, MSN, 이베이 등 경쟁업체들을 위협할 만한 굵직한 계약건을 잇따라 내놓으며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이같은 구글 독주에 맞서기 위해 야후, MSN, 이베이 등 경쟁업체들은 적극적인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신호(10일자)를 통해 야후, MSN, 이베이의 연합작전은 현명한 전략이 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구글은 미국 미디어그룹인 비아콤과 손을 잡고 MTV 방송 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미국에서 인기 상종가인 커뮤니티 사이트 마이스페이스도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N이 아닌 구글의 검색 엔진을 사용키로 했다.

검색 시장에서 야후와 MSN은 점차 점유율을 잃고 있지만 구글은 점유율이 갈수록 늘어나 현재 검색 시장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다.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면서 검색 광고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파이퍼 재프레이의 사파 라시치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구글이 검색 광고 한건당 1달러를 번다면 야후는 60~70센트에 그친다. 지난달 야후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신규 광고 검색 시스테 출시를 돌연 연기한다고 밝혀 주가가 22% 폭락하기도 했다.

검색 시장에서 MSN의 입지는 야후 보다 더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구글은 인터넷 검색 뿐만 아니라 MS의 텃밭인 소프트웨어 시장도 넘보고 있다.

이베이도 구글의 급성장으로 연합전선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이베이는 구글의 최대 광고주 중 하나로 많은 네티즌들이 구글의 검색 광고 결과로 이베이에 접속한다. 그러나 구글이 급성장하면서 소규모 온라인 쇼핑업체들이 이베이를 통하지 않고 자체 사이트를 구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결과적으로 이베이에 위협이 되고 있다. 실제 버클리 MBA스쿨에 따르면 구글이 이베이로부터 벌어들이는 매출은 12%지만 반대로 구글이 이베이로부터 벌어들이는 매출은 3%에 그친다.

구글이 갈수록 압도적 우위를 점하자 야후, MSN, 이베이 등은 적극적인 연합작전을 펴며 구글타도에 나서고 있다. 이들 3사는 메신저 서비스, 온라인 결제 시스템, 검색 광고 서비스에서 잇따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심지어 3사간 인수ㆍ합병(M&A)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MSN과 야후 모두 AOL에 눈독을 들였지만 이마저 구글이 AOL 지분을 인수해버렸다.

메릴린치의 저스틴 포스트 애널리스트는 "MS의 인수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며 "이같은 관측이 이베이, 야후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MS가 야후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MS가 야후를 인수할 경우 전략적으로 가장 '윈윈'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퍼 재프레이의 사파 라시치 애널리스트는 이베이와 야후의 M&A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며 "같은 인터넷 회사로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스티튜트포더퓨처의 폴 사포 애널리스트는 "이들 3사간의 딜은 자충수가 될 소지가 크다"며 대표적인 M&A 실패 사례로 꼽히는 2000년 타임워너의 AOL 인수건을 언급했다.

또 대형 기업간 M&A가 사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웹2.0' 시대에 효과적인 대응 전략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마이스페이스와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 등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신예 주자들에 비해 대형 기업간 결합이 대응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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