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총선 승리 이끈 「싱」은 누구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라지브 간디 내각의 총 사퇴에 이어 차기 총리로 확실시되고 있는 비쉬와나타 프라탑 싱(58)은 5개 야당 연합체로 구성된 「국민 전선」의 핵심 세력인 자나타 당의 당수로서 이번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는데 주 역할을 했다.
라지브 간디 내각에서 재무장관과 국방장관을 거쳤던 싱은 집권층의 부패고발로 간디의 정적의 길을 걷게 됐다.
싱은 지난 87년 인도 정부가 스웨덴 무기회사인 보포스 사로부터 14억 달러 어치의 박격포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라지브가 5천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다는 이른바 「보포스 스캔들」이 터지자 이의 철저한 조사를 주장하다가 사임 당했다.
당시 국방 장관이던 싱은 오히려 라지브에 의해 보포스 스캔들과 관련한 책임을 뒤집어 쓴 꼴이었다. 이후 싱은 반 라지브 노선을 걸으면서 야당 지도자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이번 총 선에서도 그는 「청렴 정치인」의 이미지를 표방,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어내는 한편 라지브 내각의 부패를 공격했다.
라지브가 선거 유세에서 삼엄한 경비 속에 헬기나 최고급 승용차를 동원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싱은 평상복 차림으로 걸어다니는 「서민 풍」의 정치 인상을 심었다.
국민 전선내의 중도파 정당의 단합을 주도, 「타도 라지브」에 성공한 그의 정치역량에 민주주의 국가 가운데 세계 최대인 8억 인구를 거느린 인도의 내일이 걸리게 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