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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도 아프간처럼 될 것’ 中 주장에 대만 “한·일, 우리 지지”

중앙일보

입력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주를 점령한 탈레반 반군 전사들이 13일(현지시간) 정부군 차량을 몰고 거리를 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주를 점령한 탈레반 반군 전사들이 13일(현지시간) 정부군 차량을 몰고 거리를 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해 중국과 대만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미국에 국방을 의존하다가는 아프간처럼 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자 대만이 “부패한 아프간과 대만은 다르다”고 맞받았다.

쑤전창(蘇貞昌) 대만 행정원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언론 브리핑에서 “대만은 아프간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아프간 사태는 나라가 혼란하면 외부의 도움으로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대만인은 이 땅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침공하자마자 도주한 아프간 대통령처럼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아프간처럼 적이 성문 앞에 있으면 도망갈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쑤 총리는 “대만은 계엄령 하에 있을 때도 체포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며 “무력으로 대만을 삼키려는 강대국이 있지만 마찬가지로 체포당하거나 죽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은 연일 아프간 상황과 관련해 ‘미국의 실패’를 비난하고 있다. 미국의 보호에 가장 의존하는 지역인 대만에서 미국이 손을 떼면 국방이 무너질 것이라는 경고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사설과 전문가를 인용한 보도에서 “아프간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함락시킨 것은 1975년 베트남전에서 함락되고 미국이 자국민을 긴급히 대피시킨 일을 연상시킨다. 이는 대만에 큰 충격을 줬다”며 “대만의 운명에 대한 모종의 전조인가”라고 대만을 향해 직접적인 공세에 나섰다.

이어 “대만의 입장이 아프간과 다르다는 의견도 있지만, 부인할 수 없는 공통점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아프간에 지원을 보장한 지 한 달도 안 돼 철수가 이뤄졌는데, 대만의 미래도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호차오퉁 대만 동투르키스탄 협회 회장은 중국의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한국과 EU, 주요 7개국(G7) 국가들은 모두 인도태평양 지역 내 국가의 전략적 배치를 인정하며 대만 해협에서의 안정 유지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랴오훙샹(廖宏祥) 전 국방대학의 명예 강좌 학자도 “대만은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다”라면서 부패한 아프간 정부와 달리 대만의 국방전략은 정규군이 방어하는 형태로 아프간의 내전과 베트남의 유격전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한국, 일본,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발트 3국, 폴란드 등의 국가 안보 전략이 모두 미국과 함께 하는 것이라면서 “대만은 당연히 미국 쪽에 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한국이 미국의 무기를 구매하면서도 한국형 전투기(KF-21) 개발에 나섰다며 대만의 안보 전략이 더욱 적극적이고 명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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