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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읽으면 '숲과 나무' 보인다

중앙일보

입력

창의력은 곧 경쟁력이다. 특목고 입시를 앞둔 학생에게는 그야말로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중학생은 고입.대입 등 입시와 연관되기 시작하는 시기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요즘 학교들은 전형에서도 최고 평가 가치를 창의력에 두고 있다. 국내 대학은 물론 해외 대학 진학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터라 창의력은 그야말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주요 선발 요건이다.

중학생은 기초 학력을 배양하는 때다. 기초 학력이 탄탄해야 고등학교에서 효과적인 학력 신장을 기대할 수 있다. 고등학교는 대학 입시와 직결된다. 대학은 논.구술로 창의적 인재를 선발한다. 그만큼 갈수록 창의력은 중요시되고 있다.

미국 명문 사립 고등학교들은 '대학 사전 학교'로의 의미가 크다. 대학 입학생 숫자보다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더 중요한 목표다. 따라서 효과적인 대학 생활 적응을 위해 토론과 발표, 연구 위주로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

우리나라 특목고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구술 면접, 영재판별 검사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영재판별 검사는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 시행하는 신입생 선발 시험이다. 언어사회 부문은 몇 가지 제시문을 보여주고 에세이를 작성토록 하는데, 2004년에는 한 시의 감상문을 보여주고 직접 시를 짓게 했다.

1. 규칙적인 독서 습관을 길러라

독서는 상상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데 더 없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책은 '얼마나 많이 읽었느냐' 보다 '어떻게 읽었느냐' 가 더 중요하다. 어릴 때부터 독서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책이라면 질색을 하는 친구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읽기가 이미 생활화되어 있다. 조금만 도와주면 스스로 어떻게 읽을 것인지도 정할 수 있다.

'어떻게 읽느냐' 하는 것은 감상문을 쓰고 발표를 하는 것 뿐만이 아니다. 무엇을 어떤 순서로 읽을 것인가,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느냐까지 포함한다. 책이 싫다고 아예 모른 척할 수는 없는 일이다. 특히 특목고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시간 대비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한다.

첫째, 국어 교과서를 정복해라.

모든 입시 문제는 교과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지문의 전문을 찾아보라. 수필이나 문학처럼 쉽게 읽을 수 있는 단원부터 시작한다. 교과서는 보통 한, 두 개의 에피소드를 다루지만 전문을 읽으면 작품에 대한 전체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목고 준비 중인 3학년이라면 3학년 2학기 교과서를 훑어 보는 것이 좋다. 내신 산정 기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충분히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

어떤 책을 어떤 순서로 읽으면 좋을까, 책을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국어 교과서에서 다루는 장르 순서대로 접해라. 대략 교과서 내용을 섭렵했다면 교과서 단원대로 추천 도서를 읽기 시작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맨 처음 단원이 수필이라면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이나 같은 장르의 다른 추천도서를 읽는다. 두 번째가 고전문학이라면 다음은 고전문학 추천 도서를 선정해 읽는 것이다.

둘째, 습관화해라. 영어공부를 할 때는 하루라도 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감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하루 1시간이라도 독서시간을 정해 두고 읽어라. 스스로의 독서 스타일을 파악하고 시간표를 짜면 좋다. 시간보다는 분량으로 정해라. 시간 계획표는 시간을 채우는 데만 급급하고 읽기의 흐름이 끊기 때문이다.

정해둔 일정 양을 읽은 후에는 반드시 감상 평을 남겨라. 전체 감상문과 다르게 소제목별 또는 에피소드별로 작성한 감상문은 단원별 요지와 매번 내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알 수 있다. 숲과 나무를 함께 보는 것이다. 전체 감상문과 비교해 보면 부분 감상문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알 수 있다. 대입 논술 시 글을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길고 복잡한 문제로 유명한 특목고 창의사고력 문제의 요지를 쉽게 파악하는데 안성맞춤이다.

2. 신문은 추리소설이다.

신문은 단신도 많지만 이슈화된 기사가 연속적으로 다룬다. 매일 읽지 못해도 이 사건은 왜 일어났을까,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의문을 품어라. 신비로운 과학 현상을 발견하거나 사회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개선 방안이 떠오를 지도 모른다.

'태풍의 원인과 실제 태풍 피해, 태풍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같은 주제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

1면은 보통 주요 기사가 큰 제목을 장식하고 있다. 하루 한 가지라도 제목을 눈여겨 봐라. 무슨 내용인지 예상해 보고 자기 생각을 정리해라. 친구들과 그룹을 만들어 점심시간에 간단히 의견을 교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온라인 토론 카페를 개설해 담임 선생님의 지도 아래 한 반이 모두 참여하면 훨씬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매일 한 줄 의견만 남겨도 충분하다.

3. 창의사고력은 연습이 필요하다.

창의력은 연습이 필요하다. 배운 것만 출제하는 게 분명한데 영 생소하다.수학 교과서에는 수학만 나오지만 창의력은 수리와 언어, 시사적인 내용까지 한데 섞여 나온다. 문장 이해력.사고력.문제 해결력.수리적 감각.분석력 등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이 무궁무진하다.

힌트를 찾는 수수께끼처럼 속속 숨겨진 출제 의도를 찾기 위해선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적어도 2개월은 적응기간을 거쳐야 본격적인 연습을 할 수 있는데, 3개월도 남지 않은 중3은 기출문제 위주로 적응 시간을 단축시켜야 한다.

처음 창의사고력을 접했을 때 멍한 친구가 한 둘이 아니다. 교과서와 전혀 다른 유형이라 미리 포기하기도 한다. 특히 중3은 공식화된 문제에 너무 익숙해 져 있어 받아들이는 속도가 더딘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쉬운 IQ 테스트 문제를 구해 수리논술처럼 과정을 쓰면서 푼다. 또는 중1, 2학년 수준의 수리 논술로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중3은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므로 온라인 모의고사를 병행하면서 실력을 키워야 한다.

<2005학년도 민사고 국제반 영재판별검사 기출문제>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세련된 시어를 사용하여 순수한 산수의 서경과 인간 본연의 근원적 애수를 노래한 목월의 초기 시 세계를 대표하는 민요풍의 서정시이다. 7.5조를 바탕으로 기.승.전.결의 구성을 취하고 있는 이 시는 어느 산 속의 풍경을 한 폭의 그림을 그리듯 보여 주면서, 그 속에서 눈 먼 처녀의 애틋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이따금 꾀꼬리의 울음소리가 들려 오는 어느 한가로운 윤사월의 대낮, 노란 송화 가루가 바람에 날리는 외딴 봉우리 한구석에는 산을 지키는 산지기의 집이 한 채 외롭게 서 있다. 그 집에는 산지기의 딸인 듯한 눈 먼 처녀가 살고 있는데, 모춘(暮春)의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없는 그녀는 문설주에 기대어 꾀꼬리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봄의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하고 있다.

이 작품의 모티프는 '송화 가루'와 '꾀꼬리', 그리고 '눈 먼 처녀'이다. 그런데 '송화 가루'는 시각적인 것으로 '눈 먼 처녀'와 직접적인 상관 관계를 가지지 못하게 되는데, 이 양자 사이에 교량적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꾀꼬리'의 울음소리이다. 꾀꼬리의 울음에 의해서만 '눈 먼 처녀'는 윤사월의 무르익은 정경 속에 용해될 수 있기에 꾀꼬리의 울음은 바로 그녀가 자신의 존재 의미를 확인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 '외딴 봉우리'.'외딴 집'.'눈 먼 처녀'라는 세 가지 비극적 소재로 배합된 이 작품에서 '눈 먼 처녀'는 내면적 설움과 고뇌의 소유자로서 작품의 중심을 형성하며 한국적 자연의 일부로 동화되어 있는데, 그녀의 가련함에서 더욱 깊은 고적감, 비애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송화 가루'는 후각과 시각을 함께 드러내는 시어로 그것의 주된 색조는 '노랑'이다. 이것이 이 작품의 고적한 배경과 어우러지면서 토속적, 향토적인 애수와 고독을 더해 주고 있으며, 또한 꾀꼬리의 노란색과 결합하여 식물을 매체로 한 상상력과 동물을 매체로 한 상상력이 한국적 자연을 배경으로 하여 선명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김태형, 정희성 엮음 - 현대시의 이해와 감상<문원각>

위 해설을 보고 시를 지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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