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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食쌀을 합시다] 식량 안보, 환경 보전, 농촌공동체 유지 … 벼농사의 가치 재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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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은 쌀의 날이다. 쌀 소비를 촉진하고 우리 쌀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새로운 품종의 개발·보급, 쌀가공식품산업 지원, 쌀 식습관 형성을 위한 교육·홍보에도 힘쓰고 있다.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8월 18일은 쌀의 날이다. 쌀 소비를 촉진하고 우리 쌀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새로운 품종의 개발·보급, 쌀가공식품산업 지원, 쌀 식습관 형성을 위한 교육·홍보에도 힘쓰고 있다.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한민족은 일생을 쌀과 함께 살아왔다. 임신부의 진통이 시작되면 산미(産米)로 삼신에게 순산을 빌었다. 엄마는 해산쌀로 지은 밥과 미역국으로 몸을 추스르고 자식을 품어 길렀다. 쌀은 돌잡이 물품으로도 올랐다. 명절이나 잔칫날에는 쌀밥이나 쌀로 빚은 떡을 먹었다. 죽으면 저승길에 먹도록 쌀로 반함(飯含)을 했다.

단백질 등 10여 가지 성분 함유 #영양학적인 가치도 매우 높아 #기능성 성분 늘린 품종 등 개발 #수출액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

쌀은 우리의 주식(主食)이며, 주식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사회경제적·문화적·역사적 가치가 크다. 벼농사는 식량 안보는 물론 환경 보전, 농촌공동체 유지 등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도 최근 식생활이 서구화됨에 따라 쌀 소비가 줄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면서 쌀과 벼농사가 갖는 다양한 가치에 대한 인식이 저하되고 있다. 쌀의 공익적 가치와 소중함을 지키고 더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추진되는 이유다.

이런 방안의 하나로 쌀의 날이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쌀 소비를 촉진하고, 우리 쌀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이 제정했다. 쌀을 뜻하는 ‘米(미)’를 ‘八十八’로 풀어 8월 18일을 쌀의 날로 정했다. 쌀을 얻기 위해선 농부의 손이 88번 가야 한다는 의미로 농업인의 노고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담았다.

오대·삼광 등 다양한 새 품종 개발·보급

쌀은 탄수화물뿐 아니라 단백질·지방·식이섬유·미네랄 등 10여 가지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쌀은 탄수화물뿐 아니라 단백질·지방·식이섬유·미네랄 등 10여 가지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쌀과 벼농사의 가치를 유지·발전시키고 쌀 생산과 소비를 촉진하려는 노력은 새로운 품종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쌀 소비 성향을 반영해 밥맛 좋은 쌀과 함께 빵·면 등을 만들기 좋은 가공용 쌀 품종, 쌀의 기능성 성분 함량을 증가시킨 품종, 전국 각지의 지역 특성에 맞는 품종 등이 개발돼 보급되고 있다.

지역 특성에 맞는 품종으로는 우선 오대를 들 수 있다. 중부 중산간지, 중부 평야지, 산간 고랭지에 알맞은 품종으로 강원도에서 주력으로 재배된다. 쌀알이 약간 큰 편이며 고슬한 식감을 갖고 있다. 일품은 중부 평야지와 남부 내륙지에 적당하다. 경북 지역에서 주력으로 재배된다. 쌀알이 짧고 둥글며 윤기와 찰기가 있어 밥맛이 좋다.

신동진은 영호남 평야지 1·2모작지에 적응된 품종으로 전라도 지역에서 주력으로 재배된다. 쌀알이 크다. 수분 함량이 낮아 꼬들꼬들하며 밥을 하면 윤기가 돌고 밥맛이 좋다. 새일미도 영호남 평야지 1·2모작지에 적당하다. 남부 평야에서 주력으로 재배된다. 쌀알이 둥글고 윤기가 돌며 부드러운 식감을 갖고 있다.

삼광은 중부 평야지와 남부 중간지에 알맞은 품종으로, 충북 지역에서 주력으로 재배된다. 찰기가 있어 밥맛이 뛰어나고, 외관이 맑고 깨끗하며 투명하다. 영호진미는 남부 평야지 1모작지에 적당하다. 경상도 지역에서 주력으로 재배되며, 단맛과 함께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참드림은 중부 평야지에 적응된 품종이다. 부드럽고 찰지며 밥맛이 좋다. 해들은 중부 평야지에 적당하며, 경기도 이천에서 주력으로 재배된다. 쌀알이 맑고 깨끗하며 밥맛이 좋다.

또 쌀의 영양학적 가치를 재조명하기도 했다. 농촌진흥청과 분당제생병원이 2018년 공동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는 쌀밥이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고 체중과 체지방을 줄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쌀은 탄수화물 외에도 단백질·지방·식이섬유·미네랄 등 10여 가지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빈혈·골다공증 등의 예방, 성장발육 촉진, 두뇌 발달, 기억력 개선 등에 도움을 준다.

쌀가공식품 수출 빠르게 성장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쌀가공산업 발전과 쌀 소비 촉진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쌀 소비 촉진 활성화 사업’을 통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영양학적으로 가치가 높은 우리 쌀과 품종을 알리고 있다. 쌀 중심 식습관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확산에도 힘쓴다. 또 쌀가공식품 수출협의회 운영을 통해 우리 쌀과 쌀가공식품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서 쌀가공식품 산업대전, 쌀가공품 품평회 및 수출 인프라 조성 등을 추진한 결과 쌀가공식품 수출액이 해마다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시현하고 있다. 2018년 8930만 달러에서 2019년 1억840만 달러(21%), 지난해 1억3804만 달러(27%)로 증가했다. 또 2019년 기준 쌀가공품 품평회 톱(TOP)10 제품 매출액은 평균 13%, 선정 업체 매출액은 평균 9%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2021 쌀가공품 품평회에서는 떡류 3종, 과자류·빵류 3종, 면류 1종, 밥류 2종, 주류 1종이 톱(TOP)10 제품으로 선정됐다.

쌀 식습관 형성을 위한 교육·홍보도 전개하고 있다. 초등학생을 위한 쌀 맛나는 학교에는 103개교가 참여했다. 천 원으로 대학생의 아침밥을 지원하고 서포터즈를 운영하는 천원의 아침밥 캠페인에는 23개교가 참여했다.

지속적인 소비 촉진 홍보와 마케팅에 힘입어 쌀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상승하고 있다. 쌀·쌀가공식품에 대한 호감도는 2018년 69.6%에서 2019년 70%, 2020년 74.4%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저탄소 재배 쌀 시범사업 실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저탄소 재배 쌀 시범사업을 통해 정부-생산자-소비자 모두 지속가능한 환경에 일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차세대 친환경 쌀, 저탄소 재배 쌀의 핵심기술은 논물 관리다.

논바닥에 물을 상시 채워두던 관행농법과 달리 관수와 배수를 적절히 지속하는 과정을 거치는 방법으로, 기존 대비 온실가스 발생을 63% 줄이고, 농업용수를 약 28.8% 절약할 수 있다. 수확량은 10.4% 증가하고, 쌀 품질도 향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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