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한국 차, '특허괴물'노키아 경계령…최근 獨3사 공격

중앙일보

입력 2021.08.12 11:00

[더,오래] 김현호의 특허로 은퇴준비(33) 

현대기아차와 그 납품업체들이 향후 노키아와의 특허 협상 과정에서 노키아에 반격할 수 있도록 통신 장비 분야의 특허를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필요하다.[사진 pxhere]

현대기아차와 그 납품업체들이 향후 노키아와의 특허 협상 과정에서 노키아에 반격할 수 있도록 통신 장비 분야의 특허를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필요하다.[사진 pxhere]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사라진 지도 이미 오래다. 모바일 사업부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넘긴 노키아는 현재 통신 장비 및 무선 네트워크 시장에서 화웨이, 에릭슨과 경쟁하고 있으며 또 한편으로는 특허 라이센스 사업도 주력하고 있다. 노키아가 보유하고 있는 3G·4G 통신 장비 특허의 주 타깃은 통신 장비 업체가 될 것 같지만, 의외로 글로벌 자동차 기업도 거침없이 공격한다.

자동차 업계의 기술 트렌드가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통신 부품이 자동차 제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노키아는 독일의 3대 자동차 메이커인 다임러벤츠, BMW, 폭스바겐에 특허권을 행사해 이들로부터 모두 특허실시료를 받고 있다. 그 과정에서 BMW와 폭스바겐은 일찍이 노키아와의 특허 협상에 임한 반면, 다임러는 특허 협상을 거부하며 최근까지도 독일 법원에서 노키아와 특허 소송을 벌였다. 그러나 소송 결과 결국 다임러도 지난 6월 노키아에 특허실시료를 지급하는 것에 합의했다.

통신 부품을 직접 제조하는 것이 아니라 부품업체로부터 구매하여 사용하는 자동차 메이커의 입장에서는 통신 장비 특허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이 억울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특허권자는 특허 제품의 생산뿐만 아니라 특허 제품의 ‘사용’에 대해서도 독점권을 갖는다. 자동차 메이커는 통신 부품을 ‘사용’해 완성차를 제조하는 것이므로 납품받은 부품이라고 특허 침해를 벗어날 수 없다.

이렇게 독일의 3대 자동차 메이커를 모두 굴복시킨 노키아는 이제 미국, 아시아의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공격의 시선을 돌릴 것이다. 우리의 현대·기아차도 노키아의 특허 공세를 미리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다른 특허 괴물들이 제품의 제조 없이 특허 라이센스 사업만을 영위하는 것과는 달리 다행히 노키아는 통신 장비 사업을 왕성하게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노키아도 특허의 침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대기아차와 그 납품업체들이 향후 노키아와의 특허 협상 과정에서 노키아를 반격할 수 있도록 통신 장비 분야의 특허를 미리 확보해두는 것도 하나의 대비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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