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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헤드윅 꿰찬 고은성 “집에서도 까치발로 걸어다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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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데뷔 10년만에 ‘헤드윅’을 맡은 고은성. 조승우·오만석·이규형과 함께 캐스팅됐다. [사진 쇼노트]

데뷔 10년만에 ‘헤드윅’을 맡은 고은성. 조승우·오만석·이규형과 함께 캐스팅됐다. [사진 쇼노트]

“‘헤드윅 잘 어울릴 것 같다’ 제안을 받고 처음엔 ‘어 저요…? 저 아닌 거 같은데….’하고 망설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딱 좋은 시기에 좋은 작품을 만난 것 같아요.”

데뷔 10년 만에 조승우와 나란히 #“제안 받고 이틀 고민하다 수락 #관련 영상 보며 표정 따라하기도”

새 헤드윅이 나타났다. 9일 서울 한남동 쇼노트 사무실에서 만난 뮤지컬배우 고은성(31)은 “꽤 많은 작품을 했는데, 이번 작품이 주변도, 관객도 반응이 가장 좋다”며 “제안을 받고도 이틀을 고민하다 수락했는데, ‘하길 잘했다’ 싶다”며 웃었다.

2시간 20분 동안, 주인공 헤드윅이 끊임없이 말하고, 웃고, 농담하고, 끼 부리고, 노래하는 ‘원맨쇼’인 뮤지컬 ‘헤드윅’은 헤드윅 개인의 재량에 오롯이 달린 공연이다.

고은성은 2011년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해 10년 차인 올해, ‘헤드윅’ 자리를 꿰찼다. 조승우·오만석·이규형 등과 나란히다. “고맙고 감사하지만 ‘헤드윅’을 덥석 한다고 하기엔 왠지 무섭잖아요, 못하면 망하는 건데”라며 캐스팅 당시의 부담감을 전한 고은성은 “다른 캐스팅을 모르고 들어간 건데 대선배들과 함께 이름을 올린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처음 들어간 렌과 둘이서 ‘우리, 피해 주지 말고 잘하자’는 얘기를 가끔 했다”며 웃었다.

지난 3일 충무아트센터에서 첫 공연에 나선 고은성은 앵그리인치 밴드의 사운드를 다 뚫고 나오는 성량, 쉴 새 없이 말하는 헤드윅의 대사와 모든 노랫말이 귀에 꽂히게 하는 딕션, 말과 몸짓으로 관객을 홀리는 장악력 모두 첫 공연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해냈다.

15㎝가 넘는 하이힐을 신고 가발을 쓰는 ‘여장 남자’ 캐릭터를 위해 브라질 드랙퀸 가수 파블루 비타르의 영상을 찾아보며 표정을 따라 하고, 집에서 선을 그어놓고 까치발로 걸어 다니고, 물을 마실 때도 손동작을 섞어가며 마셨다는 그는 “작품에서의 역할이 일상생활에 별로 안 섞이는 편인데, 이번엔 주변에서 ‘헤드윅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헤드윅에 푹 빠진 모습이다.

“헤드윅이 가발을 벗어 던지게 하는 건, 토미가 아니라 동고동락하는 이츠학이에요.” 고은성은 헤드윅이 늘 동경하는 ‘토미’보다 가까이에 있는 연인 ‘이츠학’에 마음을 더 깊게 두는 듯 했다.

그는 2008년 처음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본 뒤, 인터넷에서 배우 박은태가 노래하는 영상을 보고 곧장 ‘대전 뮤지컬 학원’을 검색해 찾아가며 뮤지컬의 길로 접어들었다. 2016년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를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기교 없이 깔끔한, 단단하고 성량이 큰 목소리가 장점이다.

데뷔 20년, 30년 차에도 뮤지컬을 하고 있을 것 같다는 그는 ‘선셋 블러바드’의 ‘조’ 역할을 맡고 싶다고 했다. 선셋 블러바드는 1950년 동명 영화를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뮤지컬로 만들어낸 고전 뮤지컬. ‘조’는 LA에서 작가로 성공을 꿈꾸는 젊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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