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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법원, 캐나다인 간첩죄 11년 형 선고…멍완저우 재판 영향은

중앙일보

입력

11일 베이징 캐나다 대사관에서 이날 간첩죄로 11년 형을 판결받은 캐나다 국적의 마이클 스페이버(오른쪽)와 마이클 코프릭(왼쪽)의 영상을 비추고 있다. [AP=연합뉴스]

11일 베이징 캐나다 대사관에서 이날 간첩죄로 11년 형을 판결받은 캐나다 국적의 마이클 스페이버(오른쪽)와 마이클 코프릭(왼쪽)의 영상을 비추고 있다. [AP=연합뉴스]

11일 중국 단둥(丹東)시 중급 인민법원은 캐나다 국적의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에게 해외 정탐, 국가 기밀 불법 제공 등의 죄목으로 유기징역 11년 형과 개인 재산 5만 위안(890만원) 몰수 판결과 추방 처분을 내렸다.

2018년 멍완저우 체포 직후 구류 #3월 알래스카, 7월 톈진 미·중 회담 #이어 재판·판결 이어져 연계 의혹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던 스페이버는 지난 2018년 중국에서 체포됐다.

스페이버의 체포는 당시 중국 통신 기업 화웨이(華爲)의 멍완저우(孟晩舟)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된 직후 이뤄졌다. 당시 중국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됐다는 이유로 스페이버와 캐나다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을 구류하면서 ‘인질외교’라는 비난을 받았다. 스페이버와 코브릭은 지난해 6월 간첩 활동종사죄로 피소됐다.

11일 중국 단둥(丹東)시 중급 인민법원이 웹사이트에 공개한 캐나다 국적의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판결문. [단둥인민법원 웹사이트 캡처]

11일 중국 단둥(丹東)시 중급 인민법원이 웹사이트에 공개한 캐나다 국적의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판결문. [단둥인민법원 웹사이트 캡처]

이후 중국은 스페이버와 코브릭 재판을 미국과의 협상에 연계했다. 지난 3월 18일 앵커리지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과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미·중 회담을 가진 직후 스페이버는 19일 단둥에서, 코브릭은 22일 베이징 제2 중급 인민법원에서 비공개 재판을 받았다. 홍콩 시사 평론가 류루이사오(劉銳紹)는 당시 칼럼에서 “중국이 코브릭과 스페이버 재판 시점을 알래스카 회담에 맞추면서도 판결을 내리지 않는 방식으로 미국과 캐나다 동맹관계의 공고함을 시험했다”고 분석했다.

11일 판결 역시 지난달 26일 톈진(天津)에서 열린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차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간의 미·중 회담 보름 만에 이뤄졌다. 톈진 회담 당시 중국은 미국 측에 중요한 개별 안건 리스트를 전달했다며 멍완저우 인도 취소 등을 언급했다.

9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대법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멍완저우 측 변호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멍완저우의 자유를 ‘인질 몸값(ransom)’으로 원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재판부가 스페이버 추방 시기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으면서 멍완저우 인도 재판과 연계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추방은 보통 형기를 마친 뒤 이뤄지지만 특별한 경우 그보다 일찍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스페이버 판결에 앞서 중국은 10일 선양(瀋陽)의 랴오닝(遼寧)성 고급인민법원에서 필로폰 밀수 혐의로 원심에서 사형 판결을 받은 캐나다 국적의 로버트 셸런버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사형 판결을 유지했다. 셸런버그는 2018년 11월 첫 재판에서 징역 15년 형을 선고 받았으나 멍완저우가 체포된 뒤인 2019년 1월 열린 재심에서 형량이 사형으로 뒤바뀌었다.

한편 캐나다는 지난 2월 15일 정치적 목적으로 외국 국적자를 구금하는 일을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로 규정하는 성명을 주도했다. 당시 미국과 호주·일본·유럽연합(EU)등 58개국이 서명했지만 한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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