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하려다 혀 짤리고 적반하장…'상해죄' 고소한 남성 최후

중앙일보

입력 2021.08.02 12:08

업데이트 2021.08.02 14:11

만취한 여성을 결박한 채 성폭행하려다 피해자의 저항으로 혀가 잘린 남성이 실형을 선고 받게 됐다. 중앙포토

만취한 여성을 결박한 채 성폭행하려다 피해자의 저항으로 혀가 잘린 남성이 실형을 선고 받게 됐다. 중앙포토

만취한 여성을 결박한 채 성폭행하려다 피해자의 저항으로 혀가 절단된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혀가 절단된 남성의 고소로 기소 위기에 놓였던 여성은 이번 선고로 혀 절단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제1형사부(부장 염경호)는 최근 감금 및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3년간 취업 제한 명령도 내렸다.

지난해 7월 A씨는 부산진구 서면 번화가 길거리에 만취한 채 앉아 있던 피해자 B씨에게 ‘숙소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하면서 차에 태워 인적이 드문 황령산 부근으로 이동했다.

술기운에 차 안에서 잠이 든 B씨를 본 A씨는 강간할 것을 마음먹고, 편의점에서 청테이프와 소주, 콘돔을 구입했다.

A씨는 황령산 도로변에 주차한 뒤 B씨를 청테이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강제로 키스를 시도했다.

이에 놀란 B씨가 A씨의 혀를 깨물며 저항했다. 이때 A씨의 혀 3㎝가량이 절단됐고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화가 난 A씨는 B씨의 입 부위를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범행 이후 A씨는 되레 지구대로 향해 ‘B씨가 키스를 하다가 혀를 깨물었다’며 B씨를 중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B씨도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강간치상으로 A씨를 맞고소했다.

검찰은 지난 2월 B씨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보고 B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A씨는 강간치상, 감금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승용차 조수석에 앉아 있던 피해자를 청테이프로 묶어 감금하고, 피해자를 강간하기 위해 피해자의 입 안에 혀를 넣어 키스하던 중 피해자가 피고인의 혀를 깨물어 저항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피해자와 몸싸움을 하면서 손으로 피해자의 입 부위를 때려 상해를 입힌 사실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박 감금 및 폭행 등 범행 방법이나 경위를 고려하면 A씨의 책임이 무겁고 B씨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청테이프와 콘돔을 구입한 사실이 조사에서 드러났는데도 A씨는 ‘음료수를 사러 갔다. 소주, 청테이프 외 다른 물건을 구입한 적 없다’고 거짓 진술하는 등 범행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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