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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자 양극화'의 공포…대기업 '사상최대', 소상공인 '휴·폐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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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vs '대출 840조'

이번 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기업들의 보도자료에는 '사상 최대'란 단어가 유독 많았다. 전자·자동차·철강·화학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 기업이 사상 최대의 깜짝 실적을 냈다. 효성은 레깅스나 의료 장갑용 소재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2분기 대비 무려 2300%나 증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는 여전히 코로나19에 따른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 소상공인 중 57.3%가 휴·폐업을 고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2분기까지 대출 잔액은 840조원까지 쌓였다. 대기업은 좋아지지만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는 되레 더 나빠지는 K자형 회복의 흐름이 뚜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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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아니면 명함도 못 내   

삼성전자는 2분기에 매출 63조, 영업이익 12조5000억원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보다 1조원이 많고 2018년 3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LG전자도 매출 17조1101억 원, 영업이익 1조112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2분기 중 최대치고, 영업이익은 2009년 이후 12연만의 최고치다.

현대차는 2분기 매출 30조3260억원, 영업이익은 1조8860억원을 올렸다. 분기 매출 30조원 돌파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후 처음이다. 철강을 대표하는 포스코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조2925억원과 2조2006억원으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화학 분야에서도 LG화학을 보면 매출 11조4561억원과 영업이익 2조2308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풍부한 유동성 대기업으로 흘러 

대기업의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 경신의 결정적 이유로는 풍부한 유동성이 첫 손에 꼽힌다. "시중에 풀린 돈이 기업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게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의 진단이다. 코로나19로 미뤄 뒀던 투자가 재개된 원인도 있다. 대표적인 게 건설기계 업종으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다. 그 덕분에 건설장비업체인 두산밥캣은 10년 만에 최대 분기 실적인 영업이익 1401억원을 올렸다.

3분기 전망은 엇갈린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29일 "3분기 수출도 2분기(1568억 달러)와 비슷한 157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미 중앙은행(Fed) 등은 하반기에 반도체 칩 부족 등 공급망 차질과 코로나 델타 변이의 급작스러운 확산으로 경기 회복에 대해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은 '딴 세상' 

코로나 19 이후 자영업자 대출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코로나 19 이후 자영업자 대출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대기업과 달리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여행사나 항공·외식·자영업 분야는 더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제주항공이나 진에어 등은 모두 2분기에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700조 원대였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년 새 140조가 늘어 2분기(6월 말 기준)에는 841조원으로 늘었다. "빚으로 버티고 있다. 폐업하고 싶어도 폐업비용이 감당이 안 돼 그저 또 버티고 있다"는 하소연이 괜한 푸념이 아니다. 신장섭 교수는 “좋아지는 산업은 더욱 좋아지고 나빠지는 곳은 더욱 나빠지는 K자 회복의 전형적인 패턴”이라며 “이런 양극화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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