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둥지 아닙니다 ‘둥우리버섯’입니다

가야산국립공원에서 발견된 둥우리버섯. 새 둥지 모양의 버섯 안에 알처럼 생긴 포자 주머니를 품은 모습의 둥우리버섯이 국내에서 발견 된 건 처음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가야산 지역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 버섯과 이불버섯 등 그동안 국내에서 보고되지 않았던 17종의 버섯을 처음 확인했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

새 둥지처럼 생긴 둥우리버섯(Nidularia deformis)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가야산국립공원에서 둥우리버섯을 비롯해 국내에서 보고된 적 없는 버섯 17종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생물자원관은 다른 지역에 비해 버섯 정보가 부족한 가야산 지역을 2017~2020년 집중 조사해 버섯 표본 1000여 점을 확보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둥우리버섯과 이불버섯(Leucogyrophana mollusca) 등 그동안 국내에서 보고되지 않았던 17종의 존재가 확인됐다. 둥우리버섯은 새 둥지 모양의 버섯(자실체) 안에 알처럼 생긴 포자 주머니를 품은 모습이다.

가야산서 버섯 17종 국내 첫 발견 #길이 2㎜부터 30㎝ 총 312종 자라

그간 가야산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152종도 추가로 확인됐다. 나뭇가지를 짙은 청록색 모피처럼 감싸는 듯한 청자색모피버섯 등이 대표적이다. 가야산은 버섯이 자라기 좋은 환경으로 꼽힌다. 계곡이 발달해 있어 버섯 생육에 중요한 습도가 잘 유지되는 데다 침엽수·활엽수 등 다양한 식생이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최소 2㎜부터 최대 30㎝에 이르는 312종의 다양한 버섯들이 확인됐다. 여기에는 절대 먹으면 안 되는 마귀광대버섯과 이름이 특이한 테두리방귀버섯도 포함돼 있다.

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로 확보된 가야산의 버섯 정보들을 도감으로 발간했으며 태백산, 주왕산, 무등산 등 다른 국립공원들의 버섯 정보도 조사하고 있다. 배연재 생물자원관장은 “도감을 통해 버섯이 좀 더 친근한 생물 자원으로 이해되고,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