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출신 고용" 애플 때린 머스크···속으로 웃는 LG, 왜

중앙일보

입력 2021.07.28 16:07

업데이트 2021.07.28 16:40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애플 저격’에 LG가 조용히 웃고 있다. 애플의 전기자율주행차(애플카) 개발 프로젝트인 ‘타이탄(Titan)’이 부각되면서다. LG전자는 지난 1일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의 마그나인터내셔널과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는데, 마그나와 애플의 협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업계에서는 특히 타이탄 프로젝트로 탄생할 애플카에 LG마그나의 부품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는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회사 'LG마그나' 홍보 포스터. [사진 LG전자]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는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회사 'LG마그나' 홍보 포스터. [사진 LG전자]

머스크는 26일(현지시간) 진행된 테슬라의 2분기 실적을 설명하는 콘퍼런스에서 애플을 두차례 언급했다. 그는 “테슬라 전기차가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요 원자재 코발트를 많이 사용한다는 오해가 있다”면서 “애플이 스마트폰과 랩톱 배터리에 거의 100% 코발트를 쓰는 반면 테슬라는 이온배터리 팩에 코발트는 전혀 없고 니켈 기반 화학성분도 없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콩고와 같은 국가의 일부 코발트 광산은 아동노동 착취와 같은 인권문제 때문에 비난받아왔는데, 애플이 이런 점을 간과한다는 비판이다.

머스크는 또 테슬라 충전소를 타사 전기차가 쓸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을 설명하면서 “테슬라는 ‘담장 쳐진 정원’처럼 경쟁업체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통제된 환경에서 콘텐트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의 앱스토어와 자신의 개방 정책을 대비시켰다. 그는 기침을 가장하며 “에취” 대신 “애플”이라고도 했다.

테슬라 전 수석 엔지니어가 애플카 주도  

이런 애플 저격을 두고 CNBC 등은 애플의 ‘타이탄’ 프로젝트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애플은 2014년부터 자체 개발한 배터리를 탑재한 애플카를 만드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24년까지 완성해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테슬라 직원들을 영입하면서 테슬라와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됐다. 특히 테슬라에서 수석 엔지니어로 5년간 근무한 뒤 2018년 애플로 복귀한 더그 필드가 타이탄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애플 관련 정보가 올라오는 '맥루머스'에서 예상한 애플 자동차 모습. [사진 맥루머스]

애플 관련 정보가 올라오는 '맥루머스'에서 예상한 애플 자동차 모습. [사진 맥루머스]

애플은 올 초 자동차 분야 엔지니어 300여 명을 채용하는 등 애플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BMW 전기차 개발을 이끌었던 울리히 크란츠 BMW 전 수석부사장을 영입했다. 특히 테슬라 출신들의 영입에 공들이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머스크는 “애플은 우리가 해고한 사람들을 고용한다. 테슬라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애플에서 일하게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LG마그나, 애플카에 부품 공급설 나와 

머스크의 저격으로 인해 애플이 애플카 개발에 공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LG전자의 전기부품사업이 관심을 받게 됐다. LG전자는 지난 1일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의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손잡고 합작회사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LG마그나)을 설립했다. 적자에 시달리던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기로 한 뒤 전기차부품사업을 본격화한 행보다. 구광모 회장 체제의 ‘선택과 집중’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유튜브에 공개돼 있는 애플카 컨셉 이미지. [사진 유튜브 AutoEvolution 계정]

유튜브에 공개돼 있는 애플카 컨셉 이미지. [사진 유튜브 AutoEvolution 계정]

애플인사이더 등 미국 정보기술(IT) 매체들은 “LG마그나가 애플과 애플카의 초기 생산 물량을 놓고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애플과의 협력에 관한 내용은 마그나 측에서 논의하고 있는 사안으로, 협력이 결정된다면 LG마그나가 부품 공급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아직 마그나 측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

애플카 협력에 공들이는 마그나

마그나는 공식적으로 애플과 애플카 제작협력을 선언하지 않았지만 수년간 관련 소식들이 있었다. 201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FAZ)은 마그나의 자회사인 마그나 슈테이르가 애플과 협력해 베를린 연구소에서 애플카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와미 코타기리 마그나 CEO는 지난 3월 “애플카를 제작할 준비가 돼 있고 북미 지역에도 전기차 제조 시설을 증설할 의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최근 마그나가 스웨덴 자율주행 회사 비오니어를 인수하는 발표를 하면서 애플과의 협력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IT 전문지 EE타임스는 마그나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사업 역량을 강화하며 애플카와의 협력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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