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된 악연, 尹 장모 소송전… 윤석열 대권가도 암초 될까

중앙일보

입력 2021.07.24 07:00

대권 도전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간담회 등을 갖기 앞서 별관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대권 도전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간담회 등을 갖기 앞서 별관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야권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5)씨 측이 10여 년째 각종 소송을 이어온 옛 동업자 정모(72)씨를 명예훼손·무고 등 혐의로 고소했다. 정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맞고소를 예고한 상황이다. 윤 전 총장도 지난 23일 정씨를 ‘돈을 노린 소송꾼’이 빗대며 작심 비판했다.

尹 장모 고소에…前 동업자 정씨도 맞고소 예고

최씨의 법률 대리인은 지난 21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고소는 지난 14년간 총 11번의 유죄 판결에서 확정된 정씨의 허위 주장에 관한 것”이라며 “정씨는 2019년부터 최씨와 그 가족들을 끌어들여 언론과 유튜브를 통해 악의적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명예훼손·무고 등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곧장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씨 측 주장을 반박했다. 정씨는 대검찰청이 최씨의 모해위증 혐의에 대해 재기수사 명령을 지시한 것을 들며 “윤석열 가족은 자신들에 대해 불리한 여론이 조성되자 저를 고소하면서 여론을 물타기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최씨 등에 대한 무고 교사 등의 혐의로 추가 고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가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가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8년 전 시작된 악연…투자수익 때문에  

이들의 악연은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씨와 최씨는 지난 2003년 서울 송파구 스포츠센터 건물 채권에 공동 투자했다.

분쟁은 투자가 성공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투자금을 댄 최씨는 정씨에게 받은 투자정보로 채권을 낙찰받아 53억원의 이익을 남겼다. 정씨는 “‘이익금을 절반으로 나눈다'는 내용의 약정을 맺었다”면서 최씨에게 자신 몫의 이익금 26억5000여만원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최씨는 약정서가 “강요에 의한 것”이라며 정씨를 강요·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정씨는 2006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이 확정됐다.

분쟁의 소지는 약정서 체결에 입회해 그 과정을 알고 있는 법무사 백모씨(사망)의 진술 내용에서 빚어졌다. 당초 재판에서 법무사 백씨는 “최씨가 이익의 반을 나누기로 했다는 말은 들은 적 없다”고 진술하며 최씨 편을 들었다. 법원은 정씨의 강요죄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2005년 이 사건 2심 재판에서 백씨는 “최씨로부터 아파트와 2억여원을 받고 1심에서 위증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백씨의 진술 신빙성을 의심하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대법원도 정씨의 강요 혐의 등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다. 진술을 번복한 백씨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년형을 선고받았고, 2012년 3월 사망했다.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은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청와대사진기자단]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은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청와대사진기자단]

‘尹 장모 모해위증’ 재수사…“일부 혐의 내용 판단 누락”

이후 정씨는 최 씨가 당시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며 최 씨와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등을 모해위증과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은 불기소처분했고, 이에 반발한 정씨는 항고했지만, 서울고검은 이를 기각했다.

정씨는 재차 대검에 재항고했고, 대검은 이를 일부 받아들여 최씨의 모해위증 혐의에 대해서만 재기수사를 명령했다.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박규형 부장검사)가 맡고 있다. 재기수사 명령은 일선 검찰청 수사가 미진했다고 볼 경우 재수사를 지시하는 절차다. 대검이 최씨의 모해위증 혐의 사건에 대해 재기수사명령을 내린 것은 일부 혐의 내용에 대한 검찰 판단이 빠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씨가 요청한 비상상고 진정은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 안동완)가 검토하고 있다. 비상상고는 판결이 확정되고 나서 심판에 법령 위반 사실이 발견됐을 때 검찰총장이 신청하는 구제 절차를 의미한다.

검찰 내부에서는 여권이 윤 전 총장 가족 의혹에 대한 집중 공격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김오수 총장이 이끄는 검찰도 윤 전 총장 관련 과거 사건 뒤집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윤 전 총장 대선 캠프 법률팀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서 ‘X파일’ 진원지로 지목된 정씨가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며 “정 씨의 정치 편향성이 확실해 보인다”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X파일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노린 소송꾼의 일방적 주장을 모아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라며 “정씨가 만들었다는 파일들을 검토한 결과 거짓 주장 외에 실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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