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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의 대모 육완순 선생 뇌출혈로 별세

중앙일보

입력

23일 뇌출혈로 별세한 육완순 선생. [사진 한국현대무용진흥회]

23일 뇌출혈로 별세한 육완순 선생. [사진 한국현대무용진흥회]

한국의 1세대 현대무용가이자 현대무용의 대모, 육완순 선생이 23일 오후 뇌출혈로 별세했다. 88세.

한국현대무용진흥회는 23일 “고인은 20일 저녁 무렵 마포 사무실에서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후 의식을 잃은 채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출혈이 심해 병원측의 응급 수술로도 깨어나지 못했다”고 별세 소식을 알렸다.

1933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이화여대 체육과에서 무용을 전공했다. 1961년 미국 일리노이 대학원에서 수학하며, 마사 그레이엄, 호세 리몽, 엘빈 에일리 등으로부터 무용을 배웠다. 1963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고인은 과학적 표현법칙을 바탕으로 하는 서구의 현대무용을 한국인의 숨결과 사상을 담은 한국 현대무용으로 발전시키며 ‘한국 현대무용의 대모’로 불렸다. 1990년엔 스승 마사 그레이엄의 내한공연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현대무용가 육완순. [중앙포토]

현대무용가 육완순. [중앙포토]

1964년부터 1991년까지 이화여대 무용과 교수로 재직했고, 한국컨템포러리무용단 창단(1975년), 한국현대무용협회 창립(1980년), 국제현대무용제 개최(현 모다페, 1982년), SCF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 개최(1992년) 등의 업적을 남겼다.

대표작으로 ‘초혼’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살풀이’ ‘한두레’ ‘실크로드’ ‘물마루’ ‘학’ 등이 있다. 2000년엔 사위인 가수 이문세와 합동공연을 하기도 했다.

『현대무용』『현대무용실기』『무용즉흥』『안무』『내가 사랑하지 않은 적이 있던가』 등의 책을 냈고, 제30회 서울시문화상, 88서울올림픽 개회식 안무표창,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제13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무용인상,  제3회 아름다운 무용인상, 2019 세계무용의날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남편 이상만 전 서울대 지질학과 교수와 딸 이지현씨, 사위 이문세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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