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데믹' 경제불안에 떠는 英, 필수인력 자가격리 면제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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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22일(현지시간) 필수분야 인력을 대상을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2월 영국의 코로나 상황을 설명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모습. [연합뉴스]

영국은 22일(현지시간) 필수분야 인력을 대상을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2월 영국의 코로나 상황을 설명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19일 '자유의 날(Freedom Day)'을 선포하며 '노 마스크'를 시행 중인 영국 정부가 필수분야 근로자를 자가격리에서 제외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필수 분야 근로자가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을 했더라도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해 자가격리를 면제한다는 내용이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자가격리 급증 #식품·교통·의료·에너지 분야 포함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은 영국 정부가 이 같은 지침을 다음 달 16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식품생산·유통, 에너지, 교통, 의료, 국경통제, 지방자치단체 등 필수 분야 근로자의 경우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면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을 했더라도 최대 10일로 정해진 자가격리에서 면제된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모두 해제한 영국에서 감염자가 급증하자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른바 '핑데믹(pingdemic)' 우려다.

핑데믹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애플리케이션이 격리대상에게 보내는 '핑(Ping)'소리와 '팬데믹'(pandemic)이 결합해 만들어진 신조어다. 이 앱을 깔면 확진자와 일정 거리·시간 내 접촉했을 경우 ‘핑’ 알람이 전송되는데, 최근 영국 정부가 방역 조치를 완화하면서 ‘핑’ 전송이 급증했다. 이렇듯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자가격리자가 급증하면 일손 부족현상으로 경제가 멈출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핑데믹’을 거론하는 배경이다.

실제로 육가공·물류·소매 등의 업계에서는 자가격리 급증으로 공급망이 무너지기 직전이라는 호소가 나왔고, 일부 지역 수퍼마켓의 진열대가 비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조지 유스티스 영국 환경장관은 이번 지침과 관련해 "사람들이 평상시처럼 상점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NHS에 따르면 영국에서 지난주 자가격리를 통보를 받은 사람은 60만800명으로, 35만6000명이었던 그 전주에 비해 70% 가까이 증가했다.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Worldometer)'에 따르면 하루 신규 확진자는 20일 4만6127명, 21일 4만3907명, 22일 3만9905명이다.

한편 이번 조치는 NHS와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S)이 진행하고 있는 '접촉자 일일검사 시험사업'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시험사업은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 중에서 증상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데, 매일 아침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해 음성이 나오면 당일 격리 면제한다.

지난 18일 NHS의 격리 통보받은 보리스 존슨 총리와 리시수낙 재무장관도 이 사업에 참여해 자가격리 없이 집무실에서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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