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수익률 얼마나 떨어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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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부의 금리 인하 조치가 14일 발표되자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은 앞으로 어느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는지에 쏠리고 있다.
현재 정부가 노리고 있는 효과는 발행 시장이든 유통 시장이든 기관 투자가들의 채권 매입을 적극적으로 늘려 채권의 발행 수익률·유통 수익률 모두를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CMA (어음 관리 구좌)·BMF (통화 채권 펀드)·은행 신탁 계정 등 채권이 편입되어 운용되는 제2금융권 고 수익 상품의 수익률도 떨어뜨리고, 이와 함께 여신 금리도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달 말 현재 수익률이 연 15·91% 수준에 가 있는 단자사의 자유 금리 적용 매출 어음 (1백80 일물)을 비롯, 연 14·32%의 수익률이 붙는 CMA (1백80 일물) 등 제2금융권의 고 수익 상품들도 일단 단기적으로는 1% 안팎의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 상품에 편입되는 채권의 운용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 상품들의 채권 편입 비율을 더 높일 계획은 당분간 없고, 또 단기적으로 이들 고 수익 상품의 수신이 증시로 옮겨가 편입되는 주식의 운용 수익률이 오르면 수익률의 하락 폭이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은행의 수신 금리는 제자리를 지키게 된다지만 그렇다고 제2금융권의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옮겨 앉을 리는 없을 터이고 그렇다면 당분간 증시와 제2금융권을 그때그때 오가는 단기자금은 있을지 몰라도 길게 보면 큰 이동은 없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요는 정부가 채권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단순한 「규제」 이상의 실질적인 노력, 예컨대 통화 공급 확대 등을 어느 정도로 추진하느냐에 따라 2금융권 고 수익 상품의 수익률이 좌우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주식 시세의 변동이 자금의 이동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가 된다.
만일 지속적인 통화 공급 확대 등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제2금융권의 여수신 실세 금리는 머지않아 도로 원 위치할 것이 틀림없고 그렇다면 단기 자금 시장의 구조가 별로 바뀔 것도 없다. <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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