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했는데 역대급 확진자…"애초에 짧고 굵게 어려웠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1 17:26

업데이트 2021.07.21 17:34

찜통더위가 이어진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보건소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밀짚모자를 쓴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뉴스1

찜통더위가 이어진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보건소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밀짚모자를 쓴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지 열흘째인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84명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까지는 1614명(14일)이 가장 높은 수치였지만 일주일 만에 이를 넘어섰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아직 4단계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이번 주 말부터 확진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전문가들은 지금 수준의 방역 조치를 이어가는 한 확산 세를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리두기 효과까지 2주 걸려…이번 주 말 돼야

21일 광주 북구보건소 의료진들이 북구 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이동선별진료소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뉴스1

21일 광주 북구보건소 의료진들이 북구 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이동선별진료소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뉴스1

우선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폭증한 것과 관련해 4단계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는 입장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방대본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상향 조정을 통해 이동량이 감소했을 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2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수도권 내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발표된 후 실제 적용이 이뤄진 건 12일부터이기 때문에 아직 2주가 채 되지 않았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 역시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빠르면 일주일 뒤쯤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봤는데, 아직 효과는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며 “내일은 청해부대 확진자가 가산되기 때문에 아마 금요일이나 토요일쯤에 환자가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현시점에서 확산이 이어지는 배경을 두고는 변이 바이러스와 이동량 증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1주간 통계를 보면 국내 감염의 47%가 변이 바이러스로 집계됐고 이 중 델타 변이가 34%를 차지하고 있다. 그 전주에 델타 변이 검출률이 23%였던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 사이에 10%가 늘어난 수치다. 이동량 증가로 인한 대인 접촉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17~18일) 동안의 이동량은 수도권의 경우 2876만건으로 직전 주말 대비 5%(150만건) 감소했지만, 비수도권의 경우 3555만건으로 0.9%(33만건) 증가했다. 4단계 이후에도 이동량은 그리 줄지 않고 있다.

전문가 “방역 안 조이면 3000~4000명도 가능”

낮 기온이 35도 안팎에 이르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된 21일 오전 서울 동작구보건소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아이스팩이 담긴 조끼를 입고 있다. 연합뉴스

낮 기온이 35도 안팎에 이르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된 21일 오전 서울 동작구보건소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아이스팩이 담긴 조끼를 입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전문가들은 당국의 설명처럼 델타 변이와 이동량 증가가 우려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에 거리두기를 조이지 않으면 확진자는 앞으로 더 폭증할 거라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에서는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금지가 적용되지만 다중이용시설이 다 열려있기 때문에 구멍이 뚫려 있는 상황”이라며 “가장 강도가 높다고 하는 4단계에서조차 셧다운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 간 접촉 제한에만 방점을 둔 이번 개편안은 처음부터 잘못된 전제에서 시작됐다”며 “아직 정점에 다다른 것이 아니다. 지금의 방역수칙을 유지한다면 확진자가 3000~4000명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을 2주간 완전히 락다운하면 거리두기나 국민 경각심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이 기간동안 자영업자에게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5일 4단계 풀면 확진자 다시 급증”

새 거리두기 4단계 주요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새 거리두기 4단계 주요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지금의 4단계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열흘이 지났는데 오히려 늘고 있다. 우산을 썼는데도 비를 못 막는 상황”이라며 “지역 사회 내에 확진자가 너무 많이 퍼져있어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현 단계는 가장 강력한 단계라고 얘기할 수도 없을 정도다. 단계 자체가 잘못됐다”며 “(접종이 이뤄질때까지)방역을 유지하거나 백신을 빨리 구해서 델타를 막았어야 했는데 이젠 둘 다 떠나간 버스다. 이제는 전국에 통금을 걸고 비수도권도 3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금 같은 추세라면 7월 말에서 8월 초엔 확진자가 2500명도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애초에 4단계 거리두기 적용을 2주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4단계 조치가 25일에 끝나지만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하면 확진자는 곧장 늘어날 거다. 비수도권의 경우도 확산 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3단계 이상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8월 말 고위험군 접종이 완료할 때까지는 지금의 방역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국은 이날 오후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가 모여 거리두기 단계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표는 이번주 말 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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