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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풍선 여기와서 터뜨리나···속초 주점 “외지 손님 안받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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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 안전 최우선 ‘출입 제한’ 결정 

21일 강원 속초시 조양동의 한 주점이 '외부 관광객을 받지 않겠다'는 안내문을 건 모습. [사진 독자제공]

21일 강원 속초시 조양동의 한 주점이 '외부 관광객을 받지 않겠다'는 안내문을 건 모습. [사진 독자제공]

‘속초지역민의 안전을 위해 당분간 외부 관광객을 받지 않습니다.’

강원 속초시 조양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곽병옥(48)씨는 최근 주점 입구에 ‘외부 관광객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걸었다. 곽씨는 지난 16일부터 손님을 받을 때 방명록을 확인하고 외지인의 경우 일일이 출입이 제한된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곽씨가 외지인을 받지 않기로 결정한 건 최근 수도권을 비롯해 인근 강릉지역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곽씨는 “외지에서 온 확진자가 다녀갈 경우 가게를 찾은 손님들이 자가격리를 해야 하고 영업에도 큰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어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 이런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이어 강릉시가 지난 19일부터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면서 상대적으로 방역 규제가 덜한 관광지로 피서객들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현실이 되고 있다. 현재 강릉시를 제외한 강원 동해안 5개 시·군은 강화된 2단계가 적용 중이라 4명까지 사적모임이 가능하다.

‘풍선효과’ 인근 지역 방문객 3~5배 증가

21일 강원 속초시 조양동의 한 주점이 '외부 관광객을 받지 않겠다'는 안내문을 건 모습. [사진 독자제공]

21일 강원 속초시 조양동의 한 주점이 '외부 관광객을 받지 않겠다'는 안내문을 건 모습. [사진 독자제공]

강원 강릉시가 지난 1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교동 한 음식점에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강원 강릉시가 지난 1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교동 한 음식점에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강릉시와 붙어있는 동해시의 해수욕장 방문객은 지난 20일 하루 동안 1만1656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 3212명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삼척시도 9023명으로 지난해 1830명과 비교해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고성군은 7631명으로 지난해 1571명과 큰 차이를 보였고, 속초시도 5697명으로 지난해 3137명보다 다소 늘었다. 반면 강릉시 해수욕장 방문객은 1만568명으로 지난해 1만1454명보다 900명가량이 줄었다.

풍선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면서 각 시·군마다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양양군의 경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수영장(풀) 파티를 즐기는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된 식당에 대해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해당 사진은 강화된 2단계 적용 이전 상황으로 당시엔 8인까지 사적모임이 가능했다고 한다.

양양군 관계자는 “당시 민원 전화가 많이 들어와 계도 조치를 했다”며 “이후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해당 식당에 대해서는 위생부서 담당 직원이 특별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평균 30만명 해수욕장 야간 취식 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강원 강릉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된 지난 19일 경포해수욕장 인근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강원 강릉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된 지난 19일 경포해수욕장 인근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강원 강릉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된 지난 19일 경포해수욕장이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강원 강릉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된 지난 19일 경포해수욕장이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강원 동해안 시·군 사이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해수욕장은 예정대로 야간개장을 하기로 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속초시의 경우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23일간 속초해수욕장을 야간개장한다. 개장 기간에는 오후 9시까지 물놀이가 가능하다.

주민 윤모(41)씨는“대부분의 해수욕장이 야간개장을 하지 않는데 속초해수욕장만 야간개장을 하면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릴 수밖에 없다”며 “몇 년 전부터 야간개장을 하면서 관광객이 증가한 것으로 아는데 혹시라도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속초시는 야간개장 시간대에 방역요원을 5명 배치해 화장실과 벤치 등 주요시설을 수시로 소독하기로 했다. 또 오후 시간대 6명이던 질서계도요원 등을 오후 6시 이후 10명으로 늘려 음주 취식 행위 등을 단속한다.

속초시 관계자는 “야간개장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수영가능 시간만 늘어나는 것”이라며 “대형 조명시설이 백사장을 비추고 있어 지난 2년간 야간개장을 한 결과 안전사고는 물론 백사장 쓰레기 무단투기가 사라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원도는 강릉 경포해수욕장과 동해 망상, 속초와 삼척, 양양 낙산 등 연평균 이용객 30만명이 넘는 5개 대형 해수욕장에 대해 야간과 새벽 시간 취식 행위를 전면 금지하도록 했다. 이들 해수욕장에서는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취식행위가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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