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휴가 포기하고 다시 '집콕'…날개 돋 듯 팔리는 의외의 가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롯데하이마트 대치점 1층에 위치한 게이밍존에서 제품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 롯데하이마트]

롯데하이마트 대치점 1층에 위치한 게이밍존에서 제품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 롯데하이마트]

# 롯데하이마트에서는 이달 초부터 보름간 게임기 판매가 지난해보다 30% 증가했다. 태블릿 판매량도 55%가 늘었다. 가전업계에서 여름에는 게임기나 태블릿은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급작스런 찜통더위와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확산으로 '집콕'족이 다시 늘고있다는 점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롯데하이마트 주광민 대치점 지점장은 19일 “갑작스러운 불볕 더위에 코로나로 거리두기가 4단계로 강화되자 집에서 시원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제품 구매가 늘고 있다"며 "코로나와 무더위가 올 여름 소비패턴을 바꿔놓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4차 확산과 찜통 더위가 바꾼 여름 소비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외부 활동보다 다시 집안으로 돌아가는 '집콕'족이 늘고 있다. 그 때문에 여름가전 제품의 매출이 큰 폭으로 뛰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0%, 선풍기 매출은 140% 증가했다. 냉동고(매출 30% 증가)나 얼음정수기(70% 증가)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소형 에어컨 매출이 전년보다 1172%(7월 6일~15일 기준) 폭증했다.

하이마트 품목별 매출 신장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하이마트 품목별 매출 신장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성인 63% "아직 휴가 계획 없다" 

가전제품 소비가 늘었다는 건 휴가를 포기했다는 방증이다. 실제 롯데멤버스가 전국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3%가 “아직 휴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계획대로 휴가를 보낼 예정’이라고 답한 이는 15.4%에 그쳤다. ‘휴가계획을 취소했거나, 이미 취소했다(11.8%)’, ‘휴가계획을 변경할 예정이거나, 이미 변경했다(9.8%)’는 답도 있었다. 그나마 여름휴가를 계획했던 사람들도 절반 이상이 당초 계획을 수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휴가 계획이 없다“고 답한 이들 중 상당수(62.9%)는 여름 휴가를 가지 않는 이유로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를 꼽았다. 김근수 롯데멤버스 데이터사업부문장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해 휴가철 여행수요가 다시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여름 휴가를 떠나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이들이 많아진 만큼 계절가전이나 홈캉스, 집캉스 용품 판매가 더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밀 키트·쌀·위스키 매출 다시 늘어  

집콕족이 선호하는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식료품 소비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밀 키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4%가 늘었다. 쌀은 33.6%, 한우는 87.5% 매출이 각각 증가했다. 삼겹살(15.6% 증가)이나 참치회(25.7%), 광어회(36.3%) 등도 강세를 보였다. 혼술족이 늘면서 와인(42.8%)이나 위스키(101%)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마트 품목별 매출 신장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마트 품목별 매출 신장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온라인 주문 늘어 배송 지연도 

한편,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배송이 지연되거나, 일부 상품이 동나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쿠팡 측은 “최근 며칠간 저녁 시간에 주문이 몰리면서 지역별 배송이 지연되거나 일부 상품이 조기에 품절될 수 있다고 배너를 통해 공지했다”며 “실제 일부 신선 상품의 경우 지역에 따라 동나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SSG닷컴은 최근 늘어난 온라인 주문 수요에 대응해 ‘쓱배송’의 주문 마감 시간을 늘려 당일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나섰다. 이마트 성수점 PP(Picking & Packing)센터 배송권역의 당일 쓱배송 주문 마감 시간을 기존 오후 1시에서 오후 7시까지로 6시간 더 늘린 게 대표적이다. 안철민 SSG닷컴 SCM담당은 “퇴근 이후 시간의 온라인 장보기 수요 증가에 대응해 이마트 성수점을 시작으로 오는 10월까지 수도권 및 지방 광역시 20개 매장의 주문 마감 시간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