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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급류가 다 쓸어갔다" 서유럽 홍수 대참사 충격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5일(현지시간) 서유럽 폭우로 독일에서 홍수가 발생하면서 독일·벨기에에서 적어도 7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실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라인강 범람으로 시작한 홍수 피해는 프랑스에서 발원해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통과하는 뫼즈강 주변으로 번지고 있다.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100년 동안 이렇게 많은 강우량을 본 적이 없다"고 CNN에 말했다.

70여명 사망, 1300명 실종 등 인명피해

서유럽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홍수로 시내에 급류가 형성돼 거리에 주차돼 있던 차량이 떠내려 가고 있다.영상을 촬영하던 이는 "Nein(안돼)"라고 외치고 있다. [SNS 갈무리]

서유럽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홍수로 시내에 급류가 형성돼 거리에 주차돼 있던 차량이 떠내려 가고 있다.영상을 촬영하던 이는 "Nein(안돼)"라고 외치고 있다. [SNS 갈무리]

독일 당국에 따르면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에서 최소 30명이, 라인란트 팔츠주에서 28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BBC에 따르면 벨기에에서도 11명 사망이 확인됐다.

독일 당국은 지붕 위로 대피한 사람들을 헬기로 이송하는 등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 경찰은 "라인란트팔츠주에서 아르바일러 지역까지 1300명 가량이 행방불명 상태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시내에 형성된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오던 소방관을 구하고 있다. [SNS 갈무리]

사람들이 시내에 형성된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오던 소방관을 구하고 있다. [SNS 갈무리]

소셜미디어(SNS) 영상에는 라인강이 범람하면서 급류가 형성돼 시내와 거리에 자동차와 집을 쓸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급류에 떠내려오던 소방관을 구조하는 사람들과, 건물 잔해가 종잇장처럼 구겨지는 모습, 밤하늘을 찢는 듯한 천둥과 번개가 담긴 장면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안드레아스 프리드리히 기상청 대변인은 "100년 동안 동안 이렇게 많은 강우량을 본 적이 없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건물이 무너질 정도의 홍수를 일으키는 강우량의 두 배 이상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독일 쾰른 지역에서는 14일 오전까지 24시간 동안 154㎜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는 7월 평균인 87㎜의 두배 수준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갑작스러운 재난에 충혈된 눈으로 애도를 표현했다. 백악관 이스트룸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메르켈 총리는 "들려오는 홍수 피해 소식은 충격적"이라면서 "비극의 전체 범위가 앞으로 며칠 안에 드러날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피해 규모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집안 지하실에 있던 사람들이나 구조를 하던 사람 중에도 많은 피해자가 나왔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애도와 함께 정부 차원의 총력 수습을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도“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에게 마음이 쓰인다"며 애도를 표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 차이퉁(FAZ)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밤새 발생한 급류는 최근 서유럽에 발생한 폭풍으로 강과 저수지 제방이 터지면서 토양이 포화 상태가 돼 더 이상 물을 흡수할 수 없게 되면서 형성됐다.

서유럽에 기록적인 홍수가 발생한 14일(현지시간) 밤 촬영된 천둥 번개. [SNS 갈무리]

서유럽에 기록적인 홍수가 발생한 14일(현지시간) 밤 촬영된 천둥 번개. [SNS 갈무리]

여기에 독일의 오래된 목재 가옥과 벽돌이 급류를 견디지 못하면서 슐드, 아이펠 지역이 초토화됐다. 슐드에서는 수십명이 행방불명 상태로 남아있고, 아이펠은 도로 전역이 차단됐고 인터넷이 중단돼 구조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홍수 피해를 입은 부모님을 돕기 위해 슐드로 왔다는 칼 하인츠 그림은 "아르 강이 이렇게 치명적인 물결을 만드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오늘 밤은 광기에 휩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유럽에서 발생한 홍수로 떠내려오던 건물 잔해가 종잇장처럼 구겨지는 모습. [SNS 갈무리]

서유럽에서 발생한 홍수로 떠내려오던 건물 잔해가 종잇장처럼 구겨지는 모습. [SNS 갈무리]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폭우가 100년 사이 유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기후변화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16일에도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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