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빨리 찾아온 열대야…20일부터 뜨거운 '열돔' 덮친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13 16:55

업데이트 2021.07.13 17:37

전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에선 13일 새벽 최저 기온이 26.3도를 기록하며 올해 첫 열대야 현상이 관측됐다. 지난해(8월 4일)보다 23일 이른 시점이다. 올해 폭염과 열대야가 평년보다 빠른 이유는 장마 정체전선이 동서로 갈라진 채 중국과 일본으로 물러나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 서쪽으로부터 고온 다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때 이른 '찜통더위'가 시작된 것이다.

13일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서로 흩어져 있는 장마 정체전선. 16일까지 한반도는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기상청은 예측했다. 자료 기상청

13일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서로 흩어져 있는 장마 정체전선. 16일까지 한반도는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기상청은 예측했다. 자료 기상청

정체전선은 다음 주 한차례 한반도로 몰려와 비를 뿌리고는 오는 20일쯤 한반도 북쪽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이때부터는 실제로 장마가 끝나고, 뜨거운 공기가 대기를 뒤덮는 '열돔' 현상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동서로 갈라진 장마전선 틈새로 고온다습한 공기 유입

정체전선 중국·일본에…한국은 '폭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위의 장마 정체전선은 소강상태다. 정체전선은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뜨거운 공기가 부딪치며 발생하는데, 현재 한반도 대기 상층부에는 하층과 달리 뜨거운 공기가 충분히 유입되고 있지 않아서다.

대신 장마전선은 한반도를 피해 동서로 길게 흩어져 중국과 일본에 걸쳐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정체전선이 한반도를 기준으로 서쪽으로는 중국에, 동쪽으로는 일본으로 물러나 있다"며 "중국 쓰촨 성에 시간당 200㎜의 경이적인 비가 내리고, 일본에도 폭우 소식이 들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정체전선이 비어있는 틈을 타 습한 더위가 찾아왔다. 한반도 서쪽에 위치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고온 다습한 공기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 내내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국에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15일까지 낮 기온은 32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전국이 33도 이상으로 예상되며, 일부 남부지방과 중부 내륙은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찜통더위가 계속된 13일 오후 대구 도심의 한 도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차량 위로 뙤약볕이 내리쬐고 있다. 뉴스1

찜통더위가 계속된 13일 오후 대구 도심의 한 도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차량 위로 뙤약볕이 내리쬐고 있다. 뉴스1

열대야도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도심 지역의 건물과 지표면이 밤에도 식지 않고, 고온다습한 공기까지 불어와 열대야가 이어질 것"며 "지표면의 열을 식힐 장맛비 소식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쪽에 위치한 저기압이 17일쯤부터 약화해 온도는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맛비 대신 짧고 굵은 소나기

정체전선 주변에 내리는 장맛비 소식은 없지만, 국지성 소낙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표면의 뜨거운 열기와 북동쪽에서 불어오는 대기 상층의 차가운 공기가 만나며 대기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13일 강원내륙·산지와 충북, 경북, 경남북서 내륙에, 14일엔 경기 동부와 강원내륙·산지, 충청권 내륙, 경상권 내륙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13, 14일 모두 5~60㎜다. 15일엔 전국 내륙을 중심으로 시간당 50㎜ 이상의 강한 소나기가 올 전망이다.

역대 세 번째 짧은 장마 되나

한편 장마 정체전선은 17~19일 사이 다시 활성화돼 한반도 쪽으로 다가와 비를 뿌릴 전망이다. 정체전선은 20일쯤 한반도 북쪽으로 완전히 넘어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명실상부하게 장마가 종료되는 것이다. 올 장마는 평년보다 늦은 7월 3일에 시작해 '지각 장마'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예보대로 20일에 마친다면 2018년(중부 16일, 남부 14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짧은 장마로 기록되게 된다.

열돔현상. 자료 NOAA

열돔현상. 자료 NOAA

다만 기상청은 "아직 변동성이 커 장마가 정확히 20일에 종료된다고 확언하긴 어렵다"며 "저기압성 소용돌이들이 있어 북태평양고기압 강도와 위상, 시기에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장마 뒤 '열돔 현상'

기상청은 "장마가 끝난 뒤 '열돔 현상'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한반도 남서쪽 5㎞ 상공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남동쪽 10㎞ 상공에는 티베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두 기압은 앞으로 커지면서 20일 부근 한반도 상공에서 겹쳐질 전망이다. 두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으면 햇볕을 받아 달궈진 지표면에서 빠져나온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압계 상황은 지난 2018년 역대급 폭염과 비슷하다. 열돔 현상이 얼마나 지속할지는 불확실하지만, 만약 지속 기간이 길어지면 2018년과 비슷한 폭염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