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지역소멸 위기의 시대, 국가·대학이 할 일

중앙일보

입력 2021.07.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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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호인 전주대 총장

이호인 전주대 총장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이 1명 미만인 0.84명을 기록했다. 초저출산이 본격화된 2000년대 출생자가 MZ세대의 마지막 주자로 대학에 입학하는 시기가 되면서 2021학년도 대학입시의 입학 가능 인원이 입학정원에 미달하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1학년도 전체 대학의 입학정원은 47만3189명이고 충원 인원은 43만2603명으로 4만586명이 미충원됐다. 전체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은 91.4%에 불과했다. 그야말로 ‘쇼크’다. 더 큰 문제는 미충원의 75%가 지방대학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미충원은 대학 재정을 악화시키며, 재정 악화는 교육의 질을 저하해 다시 미충원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한다. 재정적 한계에 직면한 대학은 폐교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며, 폐교는 지역 생태계의 붕괴와 지역의 소멸로 이어지게 된다. 교육부 지방교육재정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폐교된 초·중등학교는 무려 3855개에 이른다.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 생태계의 관점에서 대학과 정부와 지역사회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은 탁월한 교육과 연구, 봉사를 통해 국가와 지역사회의 발전에 공헌해야 한다. 특히, 지방대학은 교육혁신을 통해 지역 생태계에서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의 혁신 성장을 선도함으로써 스스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지난 5월 정부는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에서 수도권을 포함해 권역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하위 30~50% 대학은 정원을 줄여야 한다고 발표했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현실에서 불가피한 선택이겠지만, 지방대학은 물론 수도권 대학에 이르기까지 재정을 악화시켜 교육경쟁력 강화 및 국가발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매우 크다.

정부는 정원감축 정책에 더해 지역의 혁신 성장을 선도하는 대학을 육성함으로써 지역 생태계를 유지하고 국가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 운영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대학의 특성화 및 자율성 강화를 통해 지역 혁신 성장을 선도하고 있는 대학혁신지원사업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획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 등의 성공적인 운영과 확대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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